금융위장 “증시 충격땐 공매도 금지 검토”

김도형 기자

입력 2022-07-12 03:00 수정 2022-07-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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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소상공인 금융지원 종료 고민… 예외적 상황 연장 바람직 안해”
금산분리 완화 의지 재차 강조… 尹대통령, 청문회 없이 금융위장 임명


금융당국 수장 ‘투 톱’ 첫 회동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이 11일 오후 취임 직후 정부서울청사 위원장 집무실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첫 공식 회동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이 9월 말 종료를 앞둔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 지원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융권에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를 주문했다. 또 주식시장 변동성이 더 확대될 경우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내비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오전 김 위원장에 대한 임명을 재가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김 위원장을 금융위원장 후보로 지명했지만 국회 원 구성이 늦어지면서 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취임 직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첫 공식 회동을 갖고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3고(高) 복합위기에 대응할 금융당국 수장 ‘투 톱’ 체제를 본격 가동했다.
○ “코로나19 금융 지원 종료 앞두고 건전성 관리”
김 위원장은 취임식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과 관련해 “예외적 상황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을) 계속하면 차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문제가 더 커지는 지도 알기 어렵다”고 했다.

2020년 4월 시작한 대출 만기 연장 등 코로나19 금융 지원은 네 차례 연장돼 올 9월 말 종료 예정이다. 지원이 끝나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9월에 지원을 종료해도 괜찮은지 지금부터 점검해야 한다”며 여지도 남겼다. 그는 “9월 종료 전에 각 금융사가 차주의 부실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정부의 지원 패키지와 어떻게 연결할지 파악해 종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최근 이 금감원장과 정치권이 잇달아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경고한 데 대해서는 “고객이 어려운데 은행이나 금융회사가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며 “금융업계가 이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 압박이 관치금융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 “시장 상황 따라 공매도 금지 검토”
금융시장 충격이 커질 경우 공매도 금지와 같은 긴급 대책을 동원하겠다는 방침도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도 필요하면 시장이 급변하면 공매도를 금지한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필요하면 공매도뿐 아니라 증시안정기금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값에 사서 되갚는 방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최근 국내 증시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며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후보로 내정됐을 때 밝혔던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 분리) 완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금산분리 폐지는 아니고, 기술 환경과 산업구조가 너무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종전과 같은 금산분리 원칙을 고수하는 게 맞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 금융 혁신 등을 제도 때문에 못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기회를 주겠다”고도 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이 금감원장과 만나 복합위기에 대응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취약계층의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함께 나서기로 했다. 두 사람이 지난달 7일 김 위원장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인사를 나눈 적은 있지만 공식 회동한 것은 처음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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