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컴퓨터, 대기오염 물질 배출한다…“환기 자주 해야”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6-13 16:10 수정 2022-06-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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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과열된 컴퓨터에서 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도시환경공학과 최성득 교수 연구팀이 컴퓨터에서도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나와 실내 공기를 오염시킨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PAHs는 여러 개의 벤젠 고리가 융합된 대표적인 유해 대기오염물질로 주로 석유, 석탄, 나무 등 화석연료의 불완전연소 과정에서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유해대기오염물질’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새집증후군을 연구하던 중 전산실의 PAHs 농도가 다른 실내 공간과 비교해 2~4배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번 연구에 착수했다. 실내 공기와 컴퓨터 내부 공기를 채취한 연구팀은 PAHs 농도를 분석했고 그 결과 실내 공간 크기가 작고 컴퓨터가 많을수록 PAHs 농도가 높았다.

특히 사용 기간이 짧은 컴퓨터일수록 많은 양의 PAHs를 배출했는데 이는 입주 초기 실내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새집증후군과 유사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컴퓨터 부품에서 PAHs를 직접 추출한 결과, 실험에 사용한 모든 컴퓨터 부품에서 PAHs가 검출됐다. 회로 기판과 전선 피복 등 부품을 밀폐 용기에 담은 뒤 60℃로 가열한 실험에서도 가열 시간이 길수록 PAHs 농도가 높게 나왔다.

연구팀은 컴퓨터 부품에 불순물로 포함된 PAHs가 컴퓨터의 가열로 휘발되면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최성득 교수는 “컴퓨터 외에도 여러 전자제품에서 PAHs가 배출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레이저 프린터에서도 배출된다는 해외 사례도 있다”며 “밀폐된 공간에서는 PAHs를 비롯한 다양한 유해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될 수 있으니 환기를 자주 하고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컴퓨터 부품의 성분 등을 추가로 분석해 정확한 오염원을 찾고 중장기적인 건강 위해도 분석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건설환경분야 학술지인 건축물과 환경(Building and Environment) 6월 호에 발표됐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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