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 신한금융의 ‘Zero Carbon Drive’

김명희 기자

입력 2022-05-31 03:00 수정 2022-05-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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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탄소중립 금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인정받아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유엔환경계획 금융부문(UNEP FI) 공식 파트너십 기구인 ‘리더십위원회’ 멤버로 선출됐다. 신한금융 제공


ESG가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기업 활동에 있어 그간 비재무적인 요소로 간주됐던 친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 경영 등의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다. ESG 개념이 등장한 건 1987년 유엔환경계획(UNEP)이 채택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일명 브룬틀란 보고서에 ‘지속 가능 발전’이 제시되면서부터다. 미래세대의 몫인 환경과 자원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현세대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데서 출발한 ESG는 이후 점차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가다가 2020년 1월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기업의 ESG 성과를 투자에 반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양질의 데이터 바탕으로
고도화된 탄소중립 금융 전략
블랙록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ESG에서는 특히 금융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산업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으로 인해 사회 전반의 ESG 전환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도 각각 ESG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가이드라인과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ESG 경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그룹(회장 조용병)은 “이해관계자와 함께 변화하는 금융의 선한 영향력(Finance for Impact)”을 ESG 추진 원칙으로 정하고 그룹의 지속 가능 경영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0년 1월 “그린 스완: 기후변화 시대의 중앙은행과 금융 안정성”이라는 보고서에서 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 재난이 생태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화폐와 금융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탄소중립 경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탄소를 대량 배출하는 산업과 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되지만 그 대척점에서는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생긴다. 이에 신한금융 측은 “환경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민감한 유의(留意) 영역을 관리하고 있으며, ESG의 흐름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성장하는 데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ESG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20년 11월 그룹 이사회 산하 ESG전략위원회를 열고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로 기후변화에 따른 국제협력에 동참하기 위해 진일보한 친환경 전략인 ‘Zero Carbon Drive’를 선언했다. 고탄소 배출 기업 및 산업에 대해서 대출·투자를 관리하고 산업 내 친환경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을 촉진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Zero Carbon Drive는 국내 금융그룹의 친환경 금융 전략을 선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한금융은 이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SBTi(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 검증하는 데 필요한 가이드를 국제적으로 제공하는 기구) 방법론을 활용해 그룹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2030년 42%, 2040년 84%까지 감축하고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은 2030년 33.7%, 2040년 59.5%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기술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자본 투자, 기업 및 산업에 대한 친환경 설비 전환 등 친환경 금융 지원을 확대해 2050년까지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zero’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또 정확한 감축 성과 측정을 위해 지난 3월 국내 금융그룹 최초 ‘금융배출량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탄소회계금융협의체(PCAF)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출, 투자 금액 등 그룹의 금융자산을 기준으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금융배출량 측정 시스템은 산업별·고객별·자산별·계약만기별 탄소 배출량 측정, 양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룹의 탄소중립 금융 전략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SG 행보로 주목받는 조용병 회장,
아시아 유일 ‘리더십위원회’ 멤버로 선출
조용병 회장(왼쪽)은 2021년 9월 영국 고위급 기후행동 챔피언 나이젤 토핑과 탄소중립을 논의했다. 신한금융 제공


신한금융의 ESG 경영 사례는 해외에서도 관심사다. 조용병 회장은 해외에 자사의 ESG를 소개하고 국제적 협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영국 고위급 기후행동 챔피언 나이젤 토핑과 만나 아시아 지역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내 민간 금융회사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투자자 등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과 협업하기 위해 고위급 기후행동 챔피언 2명을 임명하고 있다. 이날 나이젤 토핑은 “탄소중립은 각국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협력 없이는 달성하기 어렵고, 특히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협력이 핵심”이라며 “ESG 및 탄소중립 금융에 있어 모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신한금융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금융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해 10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공식 행사인 ‘마라케시 파트너십’에 아시아 민간 금융회사 대표로 유일하게 초청되기도 했다. 마라케시 파트너십은 정부, 기업 및 민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후행동 확산 및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열리는 COP26의 주요 행사 중 하나. 조 회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가장 중요한 테마인 ‘금융’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인 ‘파이낸스 데이’ 행사에 참석해 자산운용사 블랙록, 네덜란드 연기금 운용사 APG의 대표 등과 ‘금융 부문의 저탄소 전환’을 주제로 토론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COP26 기간 동안 한국의 다양한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알리기 위해 운영된 ‘한국 홍보관’에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홍보하고 신한금융이 진출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탄소중립 전략을 전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 5월 6일에는 잭 골드스미스 영국 태평양 및 국제 환경부 장관,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와 만나 기후 및 생물다양성 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 금융회사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잭 골드스미스 장관은 환경보전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 및 펀드 조성 등의 업무를 맡아 정부 기관, 투자자, 기업 등 전 세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연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골드스미스 장관은 이날 만남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과제로 생물다양성과 산림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콜린 크룩스 대사는 지난 4월 신한금융이 영국 소재 국제기후채권기구(CBI)의 사전 인증을 획득한 기후채권 발행과 같은 친환경 금융의 국내 확산을 당부했다.

조용병 회장은 ESG 및 탄소중립 금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유엔환경계획 금융부문(UNEP FI)에서 신설한 공식 파트너십 기구인 ‘리더십위원회(Leadership Council)’ 멤버로 선출됐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이 의장을 맡고 있는 리더십위원회는 알리안츠, 악사, BNP 파리바 등 19개 글로벌 금융사 CEO들이 앰배서더로 참여하고 있는데, 아시아권에서는 조용병 회장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조 회장은 “‘멋진 세상을 향한 올바른 실천’이라는 그룹의 ESG 슬로건처럼 탄소중립을 위한 금융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명희 기자 may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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