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큰형님’ 아이팟, 21년 만에 단종…“이젠 역사속으로”
뉴스1
입력 2022-05-11 09:54 수정 2022-05-11 17:39
지난 2001년 출시된 애플 아이팟 1세대(애플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애플의 휴대용 MP3 플레이어 ‘아이팟’이 출시 21년 만에 아이폰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아이팟은 컴퓨터 회사 이미지가 강했던 애플이 처음 내놨던 음악 재생 기기로, 지금의 아이폰·에어팟의 기반이 된 제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공식 뉴스룸에서 아이팟 시리즈의 마지막 모델인 ‘아이팟 터치’를 단종한다고 밝혔다. 현재 남아있는 재고만 팔고 더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이팟은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최고경영자(CEO)로 회사에 복귀한 지 1년 만인 지난 2001년 10월 공개한 음악재생 기기다.
가격은 399달러로 고가였지만, 노래 1000곡을 넣을 수 있는 5기가바이트(GB) 용량을 내세워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만 해도 CD 플레이어를 들고 다니고 음악을 듣던 시대였다.
스티브 잡스는 당시 특유의 청바지와 검정 목폴라(터틀넥)을 입고 제품 발표행사에 나타나 “음악은 모든 사람의 삶의 일부이고, 영원히 함께 했고 항상 있을 것”이라며 MP3 플레이어 시대를 알렸다.
아이팟은 Δ2세대(2002년) Δ3세대(2003년) Δ미니(2004년) Δ나노 1세대(2005년) 등으로 잇따라 출시돼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하지만 2007년 스마트폰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면서 내리막을 걷게 됐다. 아이폰을 통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애플은 2014년부터 아이팟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였고, 2019년 ‘아이팟 터치 7세대’를 출시한 이후 신제품을 발표하지 않았다.
아이팟은 Δ아이폰 Δ아이패드 Δ에어팟 같은 애플 기기의 초석을 다진 제품이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글로벌 마케팅(판촉) 부사장은 “아이팟의 정신은 계속 살아있다”며 “애플워치·홈팟 미니·맥 등 모든 제품에 걸쳐 놀라운 음악 환경을 통합했다”고 강조했다.
아이팟을 만든 토니 파델 전 애플 부사장도 “아이팟이 없었다면 아이폰도 없었을 것”이라며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와 애플 임직원에게 혁신을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이팟이 단종되지만, 소니 워크맨처럼 복고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기 중고 제품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IT매체 더버지는 “아이팟 터치가 사라진다는 것은 한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말한다”면서도 “아이팟이 매장에서는 사라질 수 있지만 열정팬들의 아이팟 개조 프로젝트와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경험들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중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이팟 흰색 모델은 ‘우유팟’이라는 별명으로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배우 김태리가 워크맨을 듣는 장면이 나오자 소니 워크맨 WM2를 중고로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처럼, 코로나19가 없던 옛날을 그리워하는 측면에서 옛날 아이팟을 찾는 수요도 꾸준히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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