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건너온 김아림, 초속 6m 강풍 속 ‘메이저 퀸 포효’

포천=강홍구 기자

입력 2022-05-02 03:00 수정 2022-05-02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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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챔피언십 3타 뒤진채 출발, 16번홀 14m 버디 등 후반 집중력
이가영 따돌리고 국내 통산 3승째, 1번홀 바지 터졌지만 “문제 없다”
김효주, 트리플보기 등 7오버 악몽


‘장타여왕’ 김아림이 1일 경기 포천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 4라운드 16번홀(파4)에서 13.6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김아림은 이 버디로 3타 차로 앞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LPGA 제공

‘장타여왕’ 김아림(27·SBI저축은행)이 2년 10개월 만에 국내 무대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대회 첫 우승의 영광도 안았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켰던 동갑내기 김효주(27·롯데·사진)는 이날 후반에만 7타를 잃으며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김아림은 1일 경기 포천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해 이가영(23·NH투자증권)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2억1600만 원. 2019년 7월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이후 34개월 만의 국내 우승으로 KLPGA 통산 3승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아림은 이번 대회 의류 후원사인 크리스F&C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LPGA투어에서는 2020년 12월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우승이 유일하다.

선두 김효주와 3타 차 공동 4위로 4라운드에 나선 김아림은 후반 9개 홀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국내 메이저대회를 처음 제패했다. 오후 들어 바람이 최대 초속 6m로 빨라지면서 많은 선수들이 흔들렸지만 김아림은 10∼15번홀에서 연속 파를 하면서 버텼다.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16번홀(파4)에서 14.9야드(약 13.6m) 거리의 버디 퍼팅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아림은 “KLPGA에서 가장 전통 있고 코스 세팅이 어려운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꿈을 이뤄 영광”이라고 말했다.

장기인 장타도 도움이 됐다. 국내에서 뛰던 2018∼2020년 3년 연속 드라이버 비거리 1위를 했던 김아림은 이날 15번홀(파5·502야드)에서도 드라이버 티샷을 324.8야드(약 297m)나 날려 보내기도 했다. 대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65.21야드(약 242.5m). 김아림은 “오늘처럼 바람이 불고 핀 위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낮은 탄도로 공을 멀리 보내 보다 쉽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끈한 쇼맨십도 빛났다. 16번홀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김아림은 오른손을 하늘로 내지르며 포효했다. 퍼팅이 아깝게 홀을 빗나갈 때는 그린에 털썩 무릎을 꿇으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1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하면서 바지 안쪽이 2cm가량 뜯어지는 일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김아림은 2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13일 시작하는 파운더스컵 준비에 돌입한다.

김효주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 트리플 보기 1개로 무너지며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에 머물렀다. 특히 1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진 데 이어 세 번째 샷도 다시 그린 너머 벙커에 빠지면서 트리플 보기를 기록한 것이 뼈아팠다. 김효주가 한 라운드에서 7오버파를 기록한 건 2019년 5월 LPGA투어 US오픈 2라운드 이후 3년 만이다.

포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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