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넘보는 태블릿… 화면 ‘최대’ 성능 ‘최강’ 화질 ‘압도’

서형석 기자

입력 2022-03-24 03:00 수정 2022-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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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탭S8 울트라’ 사용해보니
역대 최대 14.6인치 화면에 램-메모리 용량은 최고 수준
자체 발광 ‘AMOLED 패널’은 “들고 다니는 OLED TV” 평가
소비자, 크기-가격엔 부담 느낄듯



‘삼성전자가 도전적인 실험에 나섰구나.’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새 태블릿PC ‘갤럭시탭S8 울트라’의 실물을 보고 느낀 첫인상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태블릿PC에서 선보인 적 없는 14.6인치 대화면만으로도 이전 제품들과 완벽히 차별화됐기 때문이다. 2020년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에서 최초 도입한 ‘울트라’라는 이름을 갤럭시 탭 시리즈에 처음 붙인 것도 기대감을 주는 요소였다. 과연 실제 사용성이 ‘역대급 태블릿PC’라는 명성에 걸맞을지 궁금했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12.4인치 크기 갤럭시탭S7 FE를 직접 구매해 쓰고 있었기에 다양한 비교가 가능했다.

갤럭시탭S8 울트라는 단순히 화면 크기만 키운 모델이 아니다. 램과 내장 메모리 용량을 각각 최대 16GB(기가바이트)와 512GB까지 지원한다. 갤럭시S22 시리즈에 쓰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건 8 1세대’를 탑재했다. 주로 교육용이나 외부 근무용으로 쓰이던 태블릿PC가 노트북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갖춘 것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태블릿PC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만큼 다양한 앱을 실행하는 데 전혀 불편이 없었다.

특히 6.3mm에 불과한 화면 테두리(베젤), 슈퍼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패널로 쓴 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을 ‘들고 다니는 OLED TV’로 여기게 할 만했다. 화면의 화소 하나하나가 직접 발광하며, 실제 진한 검은색을 그대로 구현하는 OLED의 특성을 느낄 수 있었다. 집에서 4K 해상도의 55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를 함께 보는 가족들도 이 제품의 화질에 “휴대형 OLED TV가 나왔냐”며 놀라워했다. LCD 패널을 탑재한 갤럭시탭S7 FE와 비교하니 갤럭시탭S8 울트라의 압도적인 화면 선명도가 더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2016년 인수한 하만의 오디오 브랜드 AKG가 조절(튜닝)한 4개의 스피커, 실감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가 뿜어내는 음향까지 더하자 콘텐츠 감상 기기로서의 성능도 극대화됐다.

갤럭시탭S8 울트라는 손글씨 기능도 더 개선됐다. 갤럭시탭S7 시리즈 때보다 2배 이상 빨라진 S펜의 반응 속도는 마치 종이에 직접 펜으로 글씨를 쓰는 듯한 경험을 느끼게 했다. 두 쪽의 화면을 한 번에 띄우도록 하는 새로운 기능 ‘삼성 노트’도 돋보였다. 이 밖에 내구성이 강한 ‘아머 알루미늄’을 적용해 내구성을 키운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최고의 성능을 뒤로하고 ‘휴대’에 중점을 뒀을 때 이 제품의 상품경쟁력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태블릿PC 수요가 커지는 게 세계적 현상이지만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32.6cm, 20.8cm인 걸 가방에 넣고 다닐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최고의 성능과 최신 기능을 갖췄다지만 용량과 이동통신망 지원 여부에 따라 매겨진 최저 137만8300원에서 최고 190만8500원의 출고가를 선뜻 낼 만할지에 대해서는 갸우뚱했다. 지난해 갤럭시탭S7 FE를 50만 원 정도에 사서 불편 없이 손글씨, 콘텐츠 감상 등에 쓰고 있는 필자로서는 더 그랬다.

‘제품이 좋은 건 알겠는데, 이만한 가격에 꼭 사야 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 갤럭시탭S8 울트라를 내놓은 삼성전자 역시 고민거리가 아닐까 싶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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