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별세]게임·IT업계 애도 물결 “존경했던 분, 큰 족적 남겨”

뉴시스

입력 2022-03-02 15:15 수정 2022-03-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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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게임·IT업계에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2일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 법인 대표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남궁훈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 배봉건 엔픽셀 공동대표 등 국내 게임·IT업계 수장들이 대한민국 벤처 기업의 성공 신화를 쓴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추모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먼저 넥슨의 일본법인 대표이사 오웬 마호니는 1일 갑작스런 비보에 “말할 수 없는 공허함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애도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세상은 사장님을 예지력이 뛰어난 리더이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선구자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를 친구이자 멘토로 함께 하는 행운을 지녔던 우리는 그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리는 사장님의 뛰어난 감성을 느끼는 동시에 그를 따뜻하고 훌륭한 친구로 기억할 것”이라며 “사장님은 25년 넘게 저에게 많은 가르침과 영감을 불어넣어 주셨고, 저의 리더십과 우정에 대한 이해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셨다. 그는 단연코 제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독창적인 사고를 가진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오웬 마호니 대표는 “사장님은 넥슨과 넥슨 안에 있는 사람들을 깊이 사랑하셨다. 그는 넥슨을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만들면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영감과 기쁨을 줄 수 있다고 믿었다”면서 “사장님은 또한 인재를 발굴하는 능력을 가지고 계셨고 그 결과 지금 넥슨의 경영진은 사장님의 비전을 흔들림 없이 이어받고 추진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도 자신의 멘토였던 김정주 창업주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사내 공지를 통해 “넥슨의 창업주이자 저의 인생에 멘토였던 그리고 제가 존경했던 김정주 사장님이 고인이 되셨다”며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주 사장님은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넘쳤고, 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아내면, 어린 아이와도 같은 순수한 열정으로 빠져들던 분”이라며 “그래서인지, 유독 아이들을 좋아하셨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아프지 않기를 바랐으며, 행복한 시간과 추억을 경험하며 건강하게 성장해 나아가는 것에 진심이었다”고 전했다.

또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태어난 이 회사가 글로벌에서 누구나 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회사로 만들어 달라며 환하게 웃던 그 미소가 아직도 제게는 선명하다.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아가는 여정에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헌 대표는 “저와 넥슨의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욱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넥슨 컴퍼니 경영진 뿐만 아니라, 평소 김정주 창업주와 인연을 맺었던 이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김정주 창업주와 서울대 공대 선후배 사이로 절친했던 김택진 엔씨 대표는 “내가 사랑하던 친구가 떠났다. 살면서 못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며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젠 편하거라 부디”라는 추모 글을 올렸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한국 IT, 게임 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고(故)김정주님의 명복을 빈다”며 “작년 제주도에서 만났을 때 산악자전거를 막 마치고 들어오는 건강한 모습과 환한 얼굴이 아직 떠오르는데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또 방 의장은 “고인의 개척자적인 발자취는 우리에게 큰 족적을 남겼다. 항상 게임업계의 미래를 고민하며 걸어온 고인의 삶에 깊은 애정과 경의를 표하며, 오랜 게임업계 동료로서 무한한 슬픔을 느낀다. 슬픔이 클 고인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한 영웅의 비보를 듣고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삼가 애도를 표하며 평온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남궁훈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도 김정주 창업주의 비보에 “업계의 슬픔”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배봉건 엔픽셀 공동대표는 “평소에 제일 존경하는 분께서 이런 일을, 그것도 타지에서 겪게 되어서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안타깝다. 너무 슬프다”며 “모든 게임인들 다 힘든 시기인데, 잘 이겨내시길(바란다)”이라고 전했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도 “김정주님은 성공한 게임기업 창업가로만 기억되기에는 남긴 족적이 너무 크다”며 “무엇보다 후배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진정성 있는 투자를 해주고 모범을 보여준 선배 창업가로 기억되는 점이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성공한 사업가보다는 우리 사회의 혁신과 나눔에 기여한 혁신가로 기억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7월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대표에서 물러난 김정주 창업주는 이전부터 치료를 받아온 우울증 증세가 악화했고,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주 창업주는 대한민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1세대 수장으로 게임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1994년 12월 넥슨을 창업하면서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개발한 그는 게임 산업의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또 넥슨의 해외 시장 진출 성공으로 대한민국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김정주 창업주는 기업가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회사가 사회와 공존하고 동행할 수 있는 길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NXC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2013년 아시아 최초의 컴퓨터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관했다. 또 국내 최초의 아동 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넥슨코리아·네오플과 함께 200억원을 기부하고, 2006년 병원이 개원하기까지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2018년 넥슨재단을 설립해 본격적인 기부활동을 개시했고, 2019년에는 넥슨재단을 통해 대전시에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1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2020년에는 국내 최초 독립형 어린이 완화 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1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 2021년에는 경남권 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한 100억 후원을 약속하는 등 미래 세대를 이끌어 갈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꾸준히 힘썼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2014년부터 미국 콜라보레이티브 펀드(Collaborative Fund)의 파트너로 활동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창업가로서 국경과 분야를 넘나들며 전 세계를 무대로 다음 세대를 위한 활발한 투자 활동을 진행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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