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삼성-현대차, 반도체-차량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

박효목 기자 , 곽도영 기자

입력 2021-12-28 03:00 수정 2021-12-28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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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기업 총수 靑초청 간담회
“좋은 일자리 창출은 기업 몫…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


文대통령, 6대기업 총수와 청와대서 기념촬영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민관합동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인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대기업 총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찬 간담회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몫”이라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구현모 KT 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6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인재는 기업의 확실한 투자처”라며 청년 고용 일자리 창출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이 부회장의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등을 청와대에 초청해 1시간 30분 동안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훌륭한 결단을 내려주신 기업인들에게 직접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의 민관합동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인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며 “오늘날처럼 눈부시게 빠른 디지털 전환과 기술 발전 속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과 훈련 역시 기업이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차량과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고도 했다.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라면서 “6세대(6G) 이동통신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정부가) 자원외교를 더 많이 해 주시면 저희도 열심히 쫓아서 같이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직후 이번 만남이 이뤄진 만큼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사면 관련 메시지를 전할지 관심이 쏠렸지만 청와대는 “사면 관련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면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을뿐더러 우회해 (사면을) 표현한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용 “6G 이동통신도 선제적 대비” 정의선 “전기차, 기술 서비스로 승부”
최태원 “국산 백신 최대한 빨리 출시” 구광모 “청년들에 교육 플랫폼 지원”


文, 기업 현안 챙기며 일자리 당부
“코로나로 청년들 주저앉지 않게… 기업인들이 든든한 힘 돼주길”
靑관계자 “사면 단어 전혀 안나와”



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이 27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대기업 총수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며 일자리 창출을 당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한 6대 기업 총수들은 이날 간담회 주제였던 청년 일자리 외에도 올 한 해를 관통한 재계 현안들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도 기업별 주요 사업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만남은 올 6월 4대 그룹(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오찬 간담회 이후 6개월 만이다.

○ 통신, 반도체, 백신…그룹별 이슈 화두 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세대(6G) 이동통신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며 “청년 일자리도 불확실성이 크지만 산업에서 백신과 반도체도 불확실성이 큰 분야고,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이를 따라가기 위해 더욱 안전망을 갖추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국민들이 전기차를 많이 구매해 줬고,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면서도 “외국의 전기차와 경쟁하려면 기술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차량 반도체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긴밀하게 협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최근 차량용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를 잇달아 출시하고,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해외 자동차 회사도 반도체 기업과 제휴에 나서는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삼성전자의 차량 반도체 사업화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 중인 백신도 화두에 올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자체 백신 출시 시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질문에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가능한 한 빠른 시간에 상용화할 수 있게 독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래 에너지 기술과 청년 일자리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수소 환원제철 상용화 시점에 대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028년부터 시험 설비를 거쳐 2040년 정도에 본격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구광모 ㈜LG 대표는 대학의 계약학과에 디스플레이학과가 추가된 점을 언급하며 “더 많은 기회를 청년들에게 제공하고, 전문화된 교육 콘텐츠나 플랫폼을 적극 개방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는 디지털 전환 인력의 중요성에 대해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 文 “청년들 주저앉지 않게 기업이 힘 돼야”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영토가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잘 교육받은 우수한 인재와 풍부한 인적자원 덕분”이라며 “기업들 또한 우수 인재들과 함께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고 끝내 앞서갈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인재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라며 “청년들이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린 세대로 주저앉지 않도록 기업인 여러분께서 든든한 힘이 돼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등 기업들의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우리 기업들은 이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왔다”며 “그 성과의 토대 위에서 청년희망온 프로젝트를 더 힘차게 추진해 주시고, 더 많은 인원이 더 빨리 채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최태원 회장 마스크 끈 고쳐주는 이재용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대표, 구광모 ㈜LG 대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등 6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1시간 30분 동안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오전 11시 37분 경 행사장에 입장해 문 대통령을 기다리며 담소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최 회장에게 다가가 ‘X자’로 꼬인 마스크 끈을 바로 해주기도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편 이 부회장의 신년 특별사면 대상 제외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사면이라는 단어도 나오지 않았을뿐더러 그걸 우회해서 표현한 말도 있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이 부회장은 20분가량 먼저 도착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최 회장에게 다가가 마스크를 잘못 썼다며 고쳐주는 모습을 보여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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