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왜 우리만 손해봐야 하나”… 거리두기에 반발 거리로
이소연 기자
입력 2021-12-23 03:00 수정 2021-12-23 14:16
서울 도심서 ‘방역 강화 항의’ 집회
전국서 400여명 상경… 곳곳 충돌도
“영업제한 철폐” “손실보상” 촉구… ‘방역 불복 24시간 영업’ 밝힌 카페
감염병법 위반 고발에 결국 백기
“정부와 싸우자는 게 아니에요. 자영업자의 현실도 한번 들여다봐 달라는 겁니다.”
인천 계양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권모 씨(46)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권 씨는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PC방처럼 24시간 운영해 오던 업종은 매출액이 80% 넘게 줄었다”면서 “당장 한 달 임차료도 감당하기 힘든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울부짖었다.
22일 오후 3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 총궐기 집회’에는 권 씨처럼 정부의 거리 두기 방침에 반발한 자영업자들이 생업을 접어두고 거리로 나왔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시간 40분 동안 영업제한 등 정부의 거리 두기 방침 철폐를 촉구했다. 이들은 ‘왜 자영업자만 멈춤인가’ ‘협조하면 빛 볼 줄 알았거늘 어찌 빚만 보이는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일률적인 영업제한 철폐하고 손실보상 보장하라”고 소리쳤다.
전국에서 모인 자영업자는 400여 명. 현행 거리 두기 방침에서 허용 가능한 인원(299명)을 넘어서면서 한때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대위 측은 임시 출입구를 마련해 참가자 명단을 작성하고 초과한 인원에 대해선 현장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집회 현장에 들어가지 못한 자영업자 100여 명은 경찰 통제선 밖에서 “자영업자 죽이는 방역을 중단하라”며 함께 구호를 외쳤다.
충북 청주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김응패 씨(51)도 경찰 통제선 너머에서 집회에 동참했다. 김 씨는 “어젯밤 오후 9시까지 혼자 장사한 뒤 잠 한숨 못 자고 나왔다”며 “밤에 장사하는 업종에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건 문 닫으라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일부 자영업자는 집회 현장 출입을 가로막는 경찰을 향해 “다 비켜라. 억울해서 가게 문까지 닫고 온 사람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곳곳에서 경찰과 옥신각신하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참가자들이 펜스 밖에서 경찰에게 항의는 했지만 대부분은 명부를 작성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맥줏집을 운영하는 문영태 씨(43·서울 영등포구)도 “6개월째 밀린 임차료만 1500만 원”이라며 “어떻게든 버텨 보려고 직원도 전부 내보내고 대출까지 수천만 원 받았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같은 날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에 있는 한 카페. 입구에 붙어 있던 ‘24시간 정상 영업’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떼어져 있었다. 앞서 연수구는 이 카페 본점과 지점 2곳을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결국 카페는 24시간 영업을 포기했다. 직원 A 씨는 “경찰이 카페에 찾아와 손님을 내보내고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면서 “구청에서 고발까지 하는데 어쩔 수 있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치단체마다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으면 강경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방역 불복 움직임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6개 소상공인단체가 포함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측은 27, 28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간판 불을 끄는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민상헌 대표는 “영업시간 제한에 항의 표시로 업소 100만여 곳이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전국서 400여명 상경… 곳곳 충돌도
“영업제한 철폐” “손실보상” 촉구… ‘방역 불복 24시간 영업’ 밝힌 카페
감염병법 위반 고발에 결국 백기
“우리도 국민이다” 자영업자의 절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총궐기
집회’에 참여한 한 자영업자가 ‘매출 규모 상관없이 손실 보상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자영업자도 국민이다.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울부짖고 있다. 이날 생업을 잠시 접어두고 거리로 나선 자영업자 400여 명은 영업제한 및 방역패스 철폐를 촉구했다.
뉴스1
“정부와 싸우자는 게 아니에요. 자영업자의 현실도 한번 들여다봐 달라는 겁니다.”
인천 계양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권모 씨(46)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권 씨는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PC방처럼 24시간 운영해 오던 업종은 매출액이 80% 넘게 줄었다”면서 “당장 한 달 임차료도 감당하기 힘든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울부짖었다.
22일 오후 3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 총궐기 집회’에는 권 씨처럼 정부의 거리 두기 방침에 반발한 자영업자들이 생업을 접어두고 거리로 나왔다.
○ “왜 자영업자만 손해 봐야 하나요”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시간 40분 동안 영업제한 등 정부의 거리 두기 방침 철폐를 촉구했다. 이들은 ‘왜 자영업자만 멈춤인가’ ‘협조하면 빛 볼 줄 알았거늘 어찌 빚만 보이는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일률적인 영업제한 철폐하고 손실보상 보장하라”고 소리쳤다.
전국에서 모인 자영업자는 400여 명. 현행 거리 두기 방침에서 허용 가능한 인원(299명)을 넘어서면서 한때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대위 측은 임시 출입구를 마련해 참가자 명단을 작성하고 초과한 인원에 대해선 현장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집회 현장에 들어가지 못한 자영업자 100여 명은 경찰 통제선 밖에서 “자영업자 죽이는 방역을 중단하라”며 함께 구호를 외쳤다.
충북 청주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김응패 씨(51)도 경찰 통제선 너머에서 집회에 동참했다. 김 씨는 “어젯밤 오후 9시까지 혼자 장사한 뒤 잠 한숨 못 자고 나왔다”며 “밤에 장사하는 업종에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건 문 닫으라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일부 자영업자는 집회 현장 출입을 가로막는 경찰을 향해 “다 비켜라. 억울해서 가게 문까지 닫고 온 사람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곳곳에서 경찰과 옥신각신하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참가자들이 펜스 밖에서 경찰에게 항의는 했지만 대부분은 명부를 작성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맥줏집을 운영하는 문영태 씨(43·서울 영등포구)도 “6개월째 밀린 임차료만 1500만 원”이라며 “어떻게든 버텨 보려고 직원도 전부 내보내고 대출까지 수천만 원 받았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 곳곳서 ‘방역 불복’ 움직임
같은 날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에 있는 한 카페. 입구에 붙어 있던 ‘24시간 정상 영업’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떼어져 있었다. 앞서 연수구는 이 카페 본점과 지점 2곳을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결국 카페는 24시간 영업을 포기했다. 직원 A 씨는 “경찰이 카페에 찾아와 손님을 내보내고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면서 “구청에서 고발까지 하는데 어쩔 수 있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치단체마다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으면 강경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방역 불복 움직임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6개 소상공인단체가 포함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측은 27, 28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간판 불을 끄는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민상헌 대표는 “영업시간 제한에 항의 표시로 업소 100만여 곳이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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