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헝다 파산위기, 영향있다는 연준…국내증시 향방은?

뉴시스

입력 2021-11-12 08:14 수정 2021-11-1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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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이 또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기면서 글로벌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이전과 달리 미국 연방제도이사회(Fed·연준)가 위기감을 드러냈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설사 디폴트 되더라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전일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기가 한때 불거졌지만, 코스피는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코스닥은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지난 11일 코스피는 5.25포인트(0.18%) 내린 2924.92, 코스닥은 0.50% 오른 992.65에 마감했다. 이날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기가 불거졌지만 위기는 한차례 모면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청산결제업체 ‘클리어스트림’은 자사 고객들이 헝다에서 연체된 채권 이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헝다 채권을 보유한 익명의 채권자 2명은 블룸버그에 이자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헝다그룹은 이날까지 지난달 11일 만기일인 달러화 채권 3건의 이자 1억4800만 달러(약 1756억원)을 내야 했다. 헝다는 유예기한이 끝나기 직전 이자를 지급하면서 디폴트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0월 이후 이런 형식은 이번까지 총 3번이다.

전문가들은 헝다 위기가 중국 내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송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008년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듯 올스톱이 되는 사태가 중국에서 벌어질까 우려하는 것인데, 설사 헝다가 망하더라도 중국 내에서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본다”며 “앞서 헝다 정도 되는 규모의 은행이나 그룹 등이 부도났을 때도 중국은 이미 충분히 이겨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 물론 우려는 되겠지만 그 사태가 전세계 금융 위기로 번질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때를 제외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송 센터장은 “중국의 가계 자산 중 70%가 부동산이기 때문에 만약 부동산 가격이 크게 빠진다면 문제가 될 수는 있다”며 “중국 정부가 빠르게 부양 정책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걱정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전망은 앞선 디폴트 위기에서도 꾸준히 이어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 그룹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리스크는 중국의 중소 부동산 업체의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 성장률이 한 단계 떨어질 수 있고, 그게 국내 주식시장 입장에서 좋은 소식은 아닐 수 있다”면서도 “그게 지금의 코스피 하락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헝다 그룹 위기가 중국 내 부동산 구조조정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고, 국내 증시는 그보다 중국의 전력난이나 미국의 물가상승 등 다른 요소의 영향을 더 받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허 연구원은 “헝다 그룹이 부도가 날 수 있다고 저도 보고 있지만 이것이 실물 경제나 금융기관 리스크로 전이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부동산 레버리지가 많은 업체의 구조조정”이라며 “물론 그 과정이 조용히 지나가진 않겠지만, 지금의 코스피 하락세는 미국시장이 흔들렸던 문제나 중국 전력난 등에서 파생했던 게 더 큰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9월 “헝다 문제로 인한 위험이 미국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었다. 그러나 갑자기 연준이 입장을 바꾸면서 이번에는 세계경제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다양한 부채가 미국의 통화체계에 어느 정도의 위협을 가했다고 경고하며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이날 반기 통화안정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경제 체계, 화폐제도와 다른 국가들과의 교역 관계를 감안할 때 중국의 통화 압박은 세계 금융발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미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연준이 전망을 바꿨지만 여전히 우려하진 않는 분위기다. 다만 그 배경으로는 연준이 그 사이 긴축정책에 돌입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이제 양적완화에서 긴축정책에 돌입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밸류에이션도 높아진 상황이라 그 과정에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보니, 그 과정에서 비판을 받을 것을 의식해 그 이유를 외부에서 찾을 때를 대비해 발언을 바꾼 것은 아닐까”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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