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030~60년 잠재성장률 0%대 추락…OECD 꼴찌 전망”
세종=송충현기자
입력 2021-11-08 14:44 수정 2021-11-08 14:55
한국의 1인당 잠재 경제성장률이 2030년 이후 0%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재정 부담은 늘고 세입 기반은 약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OECD가 최근 발표한 2060년까지의 재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정책 대응을 하지 않고 현재 상태가 유지될 경우 한국의 2030~2060년 1인당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0.8%로 추정된다. 잠재 GDP는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자본과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을 뜻한다.
OECD는 한국의 1인당 잠재 GDP 성장률이 2000~2007년 연간 3.8%였으나 2008~2020년 연 2.8%, 2020~2030년 연 1.9% 등으로 낮아진 뒤 2030년 이후 연 0%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0~2030년까지는 잠재성장률이 OECD 회원국 평균인 1.3%를 웃돌지만 2030년 이후에는 OECD 회원국 평균(1.1%)을 밑돌게 된다. 한국이 속한 주요 20개국(G20) 선진국 그룹 평균(1.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2030¤2060년 미국과 일본의 1인당 잠재 GDP 성장률은 각각 1.0%, 1.1%로 추정됐다. 한국은 캐나다(0.8%)와 함께 OECD 가입국 중 공동 꼴찌 수준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지는 이유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 복지 지출로 인한 재정부담이 커지는 반면 생산가능인구가 줄며 세입 기반은 약화한다. 일할 사람은 줄어드는데 돈 쓸 곳은 많아지며 성장률이 둔화한다는 의미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략과 비전’ 보고서에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10년 안에 경제의 성장이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잠재성장률이 10년 내에 0%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금융연구원도 2030년 잠재성장률이 0.97%로 0%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OECD는 “팬데믹으로 인한 하락과 반등 이후 OECD 국가와 G20, 개발도상국 모두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성장세는 인구구조가 변하고 생산성 향상이 둔화하면서 대체로 하락했고 정책 변화가 없다면 수십 년간 계속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아일랜드나 한국 같은 나라는 이미 취업률이 높고 정년을 연장했으며 많은 노동시장 정책 지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내고 있어 개혁 정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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