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입품목 셋 중 하나 특정국 의존… 제2 요소수 대란 우려된다

동아일보

입력 2021-11-08 00:00 수정 2021-11-08 09:57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요소수 못구해 빈손으로… 7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서 한 화물차 운전사가 빈 요소수 통을 든 채 주차된 트럭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중국의 석탄 부족으로 시작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12월이면 경유차를 이용하는 트럭 운행 중단에 따른 물류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스1

요소수로 불거진 원자재 대란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그네슘, 실리콘 등 필수 원자재 값이 치솟으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요소 한 품목 부족으로 일상이 멈춰 설 위기다. 수입품목 셋 중 하나는 특정 국가 의존도가 80%를 넘어 공급 차질 때 대응이 어렵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제2의 요소수’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요소 소비량의 98%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요수 수출을 규제하자 화물차, 버스, 건설장비가 멈추고 요소비료를 쓰는 농업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특정 국가에 80% 이상을 의존하는 품목이 3900개를 넘는다. 여기에는 자동차, 정보기술(IT) 등 핵심 산업의 소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제조업 전반이 소재 공급 중단의 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요소와 염화칼륨 등 29개 폼목에 대한 수출 제한을 발표한 것은 약 한 달 전이었다. 이를 알고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뒤늦게 ‘요소수 대응 TF’를 가동하고 나섰지만, 중국에 읍소하는 것 외에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급망 불안은 국가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무기로 유럽을 압박하고, 중국과 호주의 석탄 무역 갈등은 글로벌 에너지난을 초래했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반발하는 국가들이 언제든지 수출 원자재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희토류 등 과거 자원 전쟁의 대상이 된 품목만 중점 관리해왔다. 하지만 주요 원자재 대부분이 공급망 위기에 놓였다는 게 요소수 대란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기업과 함께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필수 품목은 최소한의 자체 생산능력을 갖춰야 한다.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