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도너츠 비위생 제보 영상, 조작에 힘 실려…왜?

뉴시스

입력 2021-10-01 11:40 수정 2021-10-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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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의 파리바게뜨 운송 파업 장기화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던킨도너츠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SPC그룹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거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SPC그룹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계열사인 던킨 민노총 지부장이 위생에 문제가 있다는 영상을 제작, 배포했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알코리아 안양공장을 지난달 29~30일 불시 점검을 한 결과, 폭로된 영상 속 환기 장치 비위생은 적발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식품 이송 레일 하부에서 비위생 상태가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KBS는 던킨의 제품 60%가 만들어지는 안양공장에서 생산 중인 밀가루 반죽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누런 물질이 떨어져 있는 영상을 공익신고자의 제보를 받아 공개했다.

이 물질은 도넛 제조시설 환기 장치에 기름때가 뭉쳐져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을 본 식품 전문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로 기계가 오염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오랜 기간 설비에 대한 세척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비알코리아는 제보 영상에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2021년 7월28일 민주노총 던킨 지회장으로 추정되는 한 현장 직원이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상 속 해당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시간에 근무가 예정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비알코리아는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된 이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기름때를 세척하기 전 의도적으로 촬영을 진행해 던킨도너츠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따지겠다는 것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 상황에서 식약처의 비알코리아 안양공장 불시점검 결과도 나왔다. 조사 결과 식품 이송 레일 하부의 비위생 상태가 확인되는 등 일부 식품 등의 위생취급 기준 위반사항이 적발됐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식약처 조사에는 이번 영상에서 비위생 시설로 거론된 도넛 제조시설 환기 장치에 대한 위생취급 기준 위반사항이 적발되지 않은 것이다. 매일 작업이 끝난 뒤 해당 시설을 깨끗이 청소를 한다는 SPC 해명에 힘이 실리는 결론이 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영상을 제보한 직원이 민주노총 던킨 지부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위생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동영상을 조작했다는 의견이다.

대표적으로 SPC그룹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거부 파업을 꼽을 수 있다. 파업은 광주공장에서 시작돼 지난달 15일부터 전국 SPC 사업장으로 확산된 상황이다.

사태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배송기사들이 업무시간 단축을 위해 소속 운수사 측에 증차를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 배송 코스 변경에 대해 한국노총 소속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이 서로 다른 의견으로 대립하며 불거졌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파업을 강행했고 광주에서 시작된 파업에 전국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동조하며 전국적인 파업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파업을 진행한 이유는 광주지역 일부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배송기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예고한 것에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SPC 그룹에 손해배상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뒤 이를 거부당하자 명분 없는 파업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한 달가량 진행되고 있는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전국 3400여개에 이르는 파리바게트 매장의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갔다. SPC그룹에서 자체 추산하고 있는 누적 피해 금액은 40억원 이상으로 가맹점 피해는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SPC그룹의 누적 피해 금액은 더욱 커질 수 있고 파리바게트 가맹점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사실상 파업을 먼저 진행한 민주노총 광주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출구전략이 막힐 수도 있다.

이에 민주노총 측에서는 10월 총파업을 앞두고 화물연대와 SPC간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번 던킨 비위생 조작 영상을 만들어 배포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장기화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치권에서 정의당을 중심으로 SPC 위생 문제를 끊임없이 거론하고 있는 데다 시민단체들도 던킨의 위생 문제에 대해 공론화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제조에 있어 위생 문제는 가장 중요하지만 이번 던킨도너츠 사태의 경우 비위생 상태로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영상이 맞다면 식약처 불시 점검에서도 적발됐을 것”이라며 “영상 속 환기 장치 비위생이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SPC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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