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대 한의사]마음 고생에 귀가 운다는 ‘이명’… 5분 이상 지속되면 치료 받아야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09-29 03:00:00 수정 2021-09-29 09: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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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청각계 이상으로 발생… 60대 이상 20∼30% 겪어
두통 등 증상 동반하기도
흥분된 교감신경 안정 위해… 침으로 양기를 음기로 전환
수술적 치료로 완치되기도… 최근엔 전기자극 치료 동반
평소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 스트레스 유발 요인 없애야


이명 전문가인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이호윤 교수(왼쪽)와 갑산한의원 이상곤 원장이 서양의학과 한의학 관점에서 각각 이명의 원인과 치료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데 귀나 머리 안에서 소리가 들리는 현상을 ‘이명(耳鳴)’이라고 한다. 이명이 생기면 청력이 저하된다. 제대로 잠을 잘 수 없고, 두통과 목 긴장 등 2차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국내 60대 이상 10명 가운데 2, 3명은 이명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 40%는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의사와 한의사는 이명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고 어떻게 치료할까. 이명 전문가인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이호윤 교수(의사)와 갑산한의원 이상곤 원장(한의사)으로부터 이명의 원인과 치료법을 들어봤다.


―이명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명은 한자 뜻 그대로 마음이 힘들어서 귀가 운다는 뜻이다. 평상시에는 달팽이관 내에 유모세포라는 털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마음이 힘들어지면 귓 속의 일정한 소리를 크게 느끼면서 이명을 호소한다. 조선시대 임금 가운데 가장 이명을 심하게 앓은 사람이 선조, 인조인데 두 명 모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큰 전란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상곤 원장)

“바깥 귀부터 바깥귓길, 고막, 달팽이관, 청신경 등 우리가 소리를 듣는데 관여하는 청각계 어디에서든 이상이 발생하면 이명을 들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고막에 작은 귀지 하나가 붙어 있을 경우 머리를 움직일 때 달그락거리는 이명이 들린다. 보통 난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호윤 교수)


―이명이 어떤 상태일 경우 병원에 가야 하나?

“올 초에 전 세계에서 이명을 전문하는 석학들이 결론을 냈다. 의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치료해야 할 이명은 5분 이상 지속되는 이명이란 것이다. 그 외에는 이상이 없어도 누구나 일시적으로 들을 수 있는 게 이명이다. 잠깐씩 들리는 이명 때문에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명 호소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 등 치료를 요하는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명과 함께 난청이 있거나, 귀가 먹먹하거나, 어지러움이 동반되거나, 어지럼증 두통 등 다른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를 포함한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호윤 교수)


―이명은 어떻게 치료하나.

“기를 고르게 해서 마음을 안정시킨다는 ‘조기지신(調氣治神)’이라는 말처럼, 이명은 대부분 교감신경이 흥분된 경우가 많다. 항진된 양기를 음기로 바꾸는 치료를 해야 한다. 팔목에서 손가락 두 개 정도 올라가는 내관(內關)은 속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뜻인데, 이곳에 침을 놓으면 심장이 느려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군인들이 총 소리를 듣고 난 뒤 이명을 느끼는 것처럼 손상당한 이명의 경우 어혈(瘀血·타박상 등으로 살 속에 맺힌 피)을 풀어주는 침을 놓는다.” (이상곤 원장)

“이명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귀에서 맥박 소리가 들리는 박동성 이명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로 완치되는 이명도 흔하다. 난청이 동반되면 보청기 처방을 고려한다. 최근에는 뇌에 전기 자극을 통해 청각피질에 변화를 줘 이명을 치료하는 전기자극 치료나 자기장 치료 등도 진행한다.” (이호윤 교수)


―이명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은?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교정해서 식사나 수면을 일정하게 해야 한다. 배가 고프다, 잠을 자고 싶다 등 몸이 보내는 사인을 수용해야 한다. 속으로 앓게 되면 스트레스가 더 강해지므로 자신의 희로애락을 더욱 분명하게 느끼고 표출해야 한다. 이명의 가장 큰 원인은 피로인 만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이상곤 원장)

“조용한 곳에 가면 이명을 일으키는 전기 신호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너무 조용한 곳으로 가지 않아야 한다. 환자 중에는 자신이 이명을 느끼는지 아닌지에 끊임없이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이명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아예 이명에 무관심해져야 한다. 또한 내가 이명을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대부분 환자는 아무 치료 없이도 이명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면 시간이 흐른 뒤 좋아졌다고 느낀다.” (이호윤 교수)


―이명 치료를 위해 어떤 의료진을 찾아야 할까.

“좋은 의사는 수용하고 의지하고 보증하는 의사다. 증상을 잘 이해하고 설명해주면서 ‘이렇게 하면 잘 치료할 수 있다’고 도와주는 의사를 찾아야 한다.” (이상곤 원장)

“무조건 약부터 주는 의사보다는 이명이 왜 생겼는지 자세한 병력을 청취하고 설문 등을 통해 동반된 이상 증상을 점검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를 찾는 것이 좋다. 청력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진단과 과학적 치료 방법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호윤 교수)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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