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공법 도입해 빠르고 안전한 주택 시공

태현지 기자

입력 2021-09-09 03:00 수정 2021-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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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서울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 조감도.

최근 전 산업에 비대면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을 받으면서 건설업도 언택트&스마트건설 기술을 적극적으로 현장에 도입·적용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바로 ‘모듈러 건축’이다. 모듈러 공법이란 공장에서 건물의 뼈대 및 외장 마감, 내부 바닥 및 벽지, 심지어 주방 가구 및 화장실 위생도기까지 모두 설치된 3차원 공간 ‘모듈’을 만들어 이를 건설현장으로 운송하고, 현장에서는 이 모듈을 단순 설치해 공사를 마무리하는 건설 기술이다.


모듈러 공법, 건설기간 최대 50% 단축


모듈러 공법은 현장 및 공장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건설 기간을 20∼50% 단축시킨다. 특히 현장 작업을 최소화해 안전사고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이동형 모듈러로 주택을 제작하면 사용하던 주택을 해체해 공장에서 보수한 뒤 다시 필요한 곳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친환경적인 주택 건설이 가능해진다. 반면 고정형 모듈러의 경우 뼈대는 철골로 만들어 해체한 뒤에도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콘크리트 건설 방식보다 탄소 배출량을 훨씬 줄어든다.

모듈러는 공법은 재질에 따라 철골 모듈러(철강)와 PC 모듈러(콘크리트)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가볍고 운송 및 설치가 유리한 철골 모듈러를 주로 적용하고 있다. PC 모듈러는 싱가포르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또 건설 및 지지 방식에 따라 적층식과 인필(Infill)식으로도 분류된다. 적층식은 말 그대로 모듈 위에 모듈을 쌓아서 짓고, 인필식은 기존 방식에 따라 하중을 지지하는 골조를 미리 건설한 뒤 3D 제작된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현재는 모듈러의 공기 단축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층식이 국내외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모듈러 공법과 미래


국내에서는 모듈러 공법이 생소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고층 건물까지 모듈러 공법으로 짓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미국 브루클린에 완공된 최초의 고층 모듈러 건물인 32층 아파트, 2020년 영국 크로이든에 지어진 44층 모듈러 아파트 등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2년부터 모듈러 기술을 개발해오며 지금까지 모듈러 접합부 관련 건설 신기술 1건, 특허 11건을 획득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설 신기술 770호는 모듈러와 모듈러가 만나는 구조 접합부에 대한 것으로 강진 지역에서도 견딜 수 있는 성능을 증명했다. 이 밖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과 많은 공동 연구를 수행했고 모듈러 관련 국책 과제 2건에 참여했다.

최근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대엔지니어링은 SH의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 건설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 경기도시주택공사(GH)의 용인 영덕 모듈러 주택 건설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은 12층, 총 246채 규모의 중고층 모듈러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하는 단일 건축물 중 최대 규모다.

최종 시공사로 확정된 용인 영덕 모듈러 사업은 청년 및 신혼부부 임대주택 총 106채를 모듈러 방식을 사용한다. 모듈러 공법으로는 국내 최초로 13층 건설에 도전하는 것이다. 법규상 12층 이하 건물에는 주요 구조부에 2시간 내화(화재에 견디는) 기준을 적용하면 되는데 13층 이상 건물은 주요 구조부에 3시간 내화 기준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와 시공이 까다롭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미래의 신사업 중 하나로 모듈러 공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내 모듈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건설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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