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도 대출 제한… “전세자금도 못빌릴 판” 불안
신지환 기자 , 박희창 기자
입력 2021-08-21 03:00 수정 2021-08-21 13:13
우리銀도 전세대출 스톱… 은행권 대출 중단 도미노
정부, 가계빚 1700조에 규제 고삐
NH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도 전세자금대출 등 일부 가계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1700조 원이 넘는 가계 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규제의 고삐를 더욱 죄면서 제2금융권으로까지 연쇄 대출 중단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우리은행은 9월 말까지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분기별로 대출 한도를 관리하는데 현재 3분기(7∼9월) 한도를 모두 소진한 상황”이라며 “기존 대출 취소로 여력이 생기면 제한적으로 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상품 판매를 18일부터 한시적으로 멈췄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당국의 권고에 따라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2금융권인 전국의 농협 축협도 다음 주부터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단하고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현재 60%보다 더 낮추기로 했다.
일부 시중은행과 농·축협이 ‘대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든 데는 1700조 원 넘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목표치를 넘어선 일부 은행에 강력한 대출 관리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고 없는 대출 중단에 돈을 빌려 전셋값을 마련하려던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7.11% 증가했다. 당국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인 5∼6%를 이미 넘었다. 11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전면 중단해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SC제일은행 역시 증가율이 4%대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각각 2.57%, 2.20%다.
금융권에선 은행들의 연이은 대출 중단으로 다른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며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1∼3월) 말 가계부채는 1765조 원으로 1년 전보다 9.5% 불어났다.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에도 10%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이어 농협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지역 농협, 축협은 다음 주부터 아파트 집단대출 등 집단대출 신규 승인을 전면 중단한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모집인 대출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제2금융권에서 60%로 적용되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자체적으로 40∼50%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은행권의 느닷없는 ‘연쇄 대출 중단’에 실수요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10월 이사를 앞두고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고 했던 최모 씨(37)는 “다른 은행들마저 대출을 중단할까봐 불안하다”며 “전세자금대출은 투기 용도도 아닌데 실수요자들까지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한 청원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리스크와 기회를 판단해 자금을 운용할 자유가 있다. 무리하다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그건 최소한의 범위에서 충분히 숙고된 조치여야 한다”며 가계대출 억제에 나선 금융당국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은 대출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가계대출 증가율도 낮거나 목표치 이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대출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지만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갑자기 대출이 많이 늘어나면 한동안 대출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정부, 가계빚 1700조에 규제 고삐
NH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도 전세자금대출 등 일부 가계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1700조 원이 넘는 가계 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규제의 고삐를 더욱 죄면서 제2금융권으로까지 연쇄 대출 중단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우리은행은 9월 말까지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분기별로 대출 한도를 관리하는데 현재 3분기(7∼9월) 한도를 모두 소진한 상황”이라며 “기존 대출 취소로 여력이 생기면 제한적으로 대출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상품 판매를 18일부터 한시적으로 멈췄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당국의 권고에 따라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2금융권인 전국의 농협 축협도 다음 주부터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단하고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현재 60%보다 더 낮추기로 했다.
농협 등 2금융권도 대출 제한… “전세자금도 못빌릴 판” 불안
일부 시중은행과 농·축협이 ‘대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든 데는 1700조 원 넘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목표치를 넘어선 일부 은행에 강력한 대출 관리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고 없는 대출 중단에 돈을 빌려 전셋값을 마련하려던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7.11% 증가했다. 당국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인 5∼6%를 이미 넘었다. 11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전면 중단해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SC제일은행 역시 증가율이 4%대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각각 2.57%, 2.20%다.
금융권에선 은행들의 연이은 대출 중단으로 다른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며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1∼3월) 말 가계부채는 1765조 원으로 1년 전보다 9.5% 불어났다.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에도 10%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이어 농협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지역 농협, 축협은 다음 주부터 아파트 집단대출 등 집단대출 신규 승인을 전면 중단한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모집인 대출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제2금융권에서 60%로 적용되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자체적으로 40∼50%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은행권의 느닷없는 ‘연쇄 대출 중단’에 실수요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10월 이사를 앞두고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고 했던 최모 씨(37)는 “다른 은행들마저 대출을 중단할까봐 불안하다”며 “전세자금대출은 투기 용도도 아닌데 실수요자들까지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한 청원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리스크와 기회를 판단해 자금을 운용할 자유가 있다. 무리하다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그건 최소한의 범위에서 충분히 숙고된 조치여야 한다”며 가계대출 억제에 나선 금융당국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은 대출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으며 가계대출 증가율도 낮거나 목표치 이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대출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지만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갑자기 대출이 많이 늘어나면 한동안 대출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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