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LG엔솔, 인니에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연 15만 대 탑재 물량 생산”

홍석호 기자 ,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7-29 14:31 수정 2021-07-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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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모습. 2021.2.9/뉴스1 © News1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 연산 10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셀 합작공장(JV)을 세운다. 전기차 15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의 합종연횡이 치열한 와중에 국내 기업간의 합작공장 설립은 처음이다.

29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 33만㎡부지에 베터리셀 제조 공장을 세운다고 밝혔다. 3분기(7~9월) 중 합작법인 설립을 마치고 4분기(10~12월) 착공에 들어간다. 2023년 상반기(1~6월) 중 완공한 뒤 이듬해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양사는 11억 달러(약 1조1700억 원)를 투자해 50%씩 지분을 갖는다.

합작공장에서는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고함량 니켈(N), 코발트(C), 망간(M), 알루미늄(A) 등이 추가된 배터리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합작공장에서 공급받는 배터리를 전용 전기차 플랫폼(뼈대) ‘E-GMP’가 적용된 전기차에 2024년부터 탑재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가 배터리 시스템 생산을 맡고, 현대차와 기아가 전용 전기차(내연기관차로는 선보이지 않는 차종) 개발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해 성능과 상세 사양에 걸맞은 배터리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모습. 2021.4.5/뉴스1 © News1
배터리 소재 조달 유리한 인니 선택…정부도 법인세, 관세 면제 협조
양사가 인도네시아를 생산 거점으로 삼은 것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등의 조달이 쉽고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정기간 법인세와 공장 운영을 위한 각종 설비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강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적극 협조했다.

이번 공장설립으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아세안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인도네시아의 연간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53만 대에 그쳤지만, 평시에는 100만 대에 육박하는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인도네시아 신차 판매량은 1547대로 1위인 일본 도요타 판매량(16만1256대)의 0.9%에 머물렀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전기차 보급 확대와 관련 산업 육성 정책을 바탕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2019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5년부터 자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약 20%(연간 40만 대)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친환경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사업에 착수한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이 연내 마무리돼 내년부터 전기차 등 완성차를 연간 15만 대 규모로 생산하게 되면 일본 자동차 업계에 고전했던 아세안 시장에서 전기차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성차-배터리사의 치열한 합종연횡 중 첫 한국기업 간 합작법인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기업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동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간 첫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점도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SK이노베이션과 포드에 이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도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협의 중이다. 일본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합작법인을 세웠고, 폴크스바겐은 스웨덴의 노스볼트 등과 합작이 유력하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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