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거부’ 노르웨이 대표팀에 벌금…美 팝스타 “내가 내겠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27 14:59 수정 2021-07-27 16:39
가수 핑크(P!nk). Gettyimages
노르웨이 여자 비치 핸드볼 대표팀이 비키니 착용 규정을 거부하고 짧은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서 벌금을 물게 되자 미국의 팝스타 핑크(P!nk)가 벌금을 대신 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가수 핑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노르웨이 여자 비치 핸드볼 대표팀이 매우 성차별적인 선수 복장 규정에 대해 항의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벌금을 물 대상은 성차별을 한 유럽 핸드볼 연맹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잘했어, 아가씨들. 내가 너희들을 위해 기꺼이 벌금을 내겠다. 계속 싸워줘”라며 벌금을 대신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핑크의 제안에 노르웨이 여자 대표팀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반바지를 입은 올린 사진을 올리고 “많은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노르웨이 여자 비치 핸드볼 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앞서 지난 18일 노르웨이 여자 비치 핸드볼 대표팀은 불가리아에서 열린 유럽 비치핸드볼 선수권대회에서 비키니 대신 짧은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유럽핸드볼연맹(EHF) 규정에 따르면 비치핸드볼 여자 선수들은 상의로 양팔 전체가 드러나는 스포츠 브라를 입어야 하며 하의는 옆면 길이가 10cm를 넘지 않아야 한다. 반면 남자 선수들은 딱 달라붙는 탱크톱 상의와 무릎 위 10cm까지 오는 길이의 너무 헐렁하지 않은 반바지를 입으면 돼 상대적으로 규정이 느슨한 편이다.
노르웨이 여자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EHF 측에 반바지 착용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규정을 위반하면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선수들은 이를 무릅쓰고 반바지를 선택했다.
선수들은 “이전부터 비키니 하의의 노출이 심하고, 유니폼이 불필요하게 성적인 느낌을 줘 불편했다”며 “연맹의 규정이 위협적이었지만 반바지를 선택한 것은 자발적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EHF 측은 규정을 어긴 노르웨이 여자 대표팀에 선수 한 명당 150유로, 모두 합쳐 1500유로(약 205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에 노르웨이 핸드볼협회는 “선수들은 편하게 느끼는 유니폼을 자유롭게 입을 권리가 있다”며 “벌금을 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EHF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분야에서 여성과 소녀의 평등을 지지하는 주요 국제 스포츠재단에 벌금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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