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종목 지겨워? 운동에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논설위원

입력 2021-03-06 14:00:00 수정 2021-03-06 15: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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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녕 대표가 2018년 호주 골드코스트 철인3종대회에 출전해 질주하고 있다. 김수녕 대표 제공.


김수녕 경기도 성남 분당제일부동산 대표(51)는 매일 새벽 달리기와 수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느 순간 운동은 밥 먹는 것과 같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의 일부가 됐다. 운동을 안 하면 하루가 이상하리만큼 더디게 갔고 몸도 찌뿌드드했다. 그는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계에선 잘 나가는 스타다.

“고등학교 다닐 때 잠시 농구 선수로 활약했지만 엘리트 운동선수는 하지 않았어요. 대학가서 산악부에 들어가면서 한 땐 산을 탔죠. 히말라야도 두 번 가고 산티아고순례길도 다녀오고 백두대간 종주도 했습니다. 그러다 2001년 마라톤을 만났습니다. 뭔가 색다른 것을 하고 싶을 때 분당검푸마라톤클럽에서 회원 모집을 하는 것을 보고 마라톤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마라톤 42.195km 풀코스를 50회 완주했다.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 21분대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동아마라톤은 2019년까지 17회 연속 참가했다.

김수녕 대표가 사이클을 타고 질주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림픽코스보다는 철인코스에 집중하고 있다. 김수녕 대표 제공.


“마라톤을 한 지 5년 정도 지났을까요. 어느 순간 동호회 선배님들 한 둘이 철인3종을 시작하기에 저도 따라서 시작했습니다. 달리기만 하니 좀 지루하기도 했죠. 그런데 철인3종이 딱 저에게 맞더라고요.”

마라톤은 하고 있었고 사이클은 배우기 쉬웠는데 수영이 어려웠다. 수영을 배우고 대회에 나갔는데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서인지 바로 입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됐다.

“왜 그런 것 있잖아요. 뭔가 인정받는다는 느낌. 상위권에 오르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철인3종 아카데미를 찾아다니며 더 열심히 배웠어요.”

김수녕 대표(오른쪽)가 도우미로 달리고 있다. 김 대표는 마라톤 레이스도우미가 필요하다면 적극 나서고 있다. 김수녕 대표 제공.


철인3종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는 수도 없이 완주했고 매번 상위권에 올랐다. 올림픽코스 최고기록은 2시간 31분대. 김 대표는 올림픽코스보다는 킹코스(철인코스·수영 3.8km, 사이클 180km, 마라톤 42.195km)에 집중했다. 국내 및 해외대회에서 10회나 완주했다. 철인코스 최고기록은 12시간15분대로 2016년 구례 국제철인3종 대회에서 기록한 것이다. 당시 여자부 연령별 2위에 올랐다. 철인3종 동호인대회는 5살 단위로 끊어서 연령별로 시상을 한다.

“철인3종 초창기인 2007년 7월 사이클 훈련도중 사고를 당해 오른쪽 팔을 다쳤어요. 자전거 끼리 부딪혔는데 큰 사고로 이어졌죠. 장애 5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1년을 넘게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아직 좀 불편하긴 하지만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데는 큰 문제없습니다.”

김수녕 대표가 2011년 전(全)일본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출전해 완주한 뒤 포즈를 취했다. 김 대표는 당시 꼴찌로 들어왔지만 주최측에서 애국가를 불러주는 배려에 크게 감동하고 돌아왔다. 김수녕 대표 제공.


2018년엔 동호인 국가대표로 호주 골드코스트 철인3종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엘리트 국가대표 선수들과 어울려 훈련했고 대회도 출전했는데 사실상 꼴찌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아주 좋은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김수녕 대표는 대학시절부터 산악부에 가입해 산을 타는 것도 즐기고 있다. 김수녕 대표 제공.
김 대표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달리기 1시간, 수영 1시간을 한 뒤 출근한다. 이렇게 새벽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모여 AM5철인클럽을 만들었다. 저녁 땐 약속이 없으면 피트니스센터로 가 필라테스나 요가를 한다. 주말엔 마라톤을 하거나 산을 달린다. 그는 “둘째 넷째 주말은 산으로, 첫째 셋째는 주말은 마라톤을 하는 식으로 운동을 한다. 이제 날씨가 풀렸으니 사이클도 타야 한다”고 했다. 당초 로드 사이클을 많이 탔지만 요즘은 산악자전거(MTB)를 많이 탄다고 했다.

“자전거 인구가 많아지면서 각종 사고가 많이 나요. 저도 초창기에 다치긴 했지만 그건 훈련 중이었는데 이젠 다양한 상황에서 사고가 납니다. 자전거와 자전거, 마라톤 하다 자전거와 부딪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완만한 산에서 MTB를 타고 있습니다. 물론 철인3종을 위해서 로드 사이클도 합니다.”

5년여 전부터 산악마라톤인 트레일러닝도 시작했다. 원래 산을 좋아해서 인지 산을 달리는 게 좋았다.

“어느 순간 아스팔트가 지겨워지고 있을 때 트레일러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훈련을 겸해서 산을 달리기 시작했죠. 산을 달리면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입니다. 새소리도 들리고 나무와 꽃, 바위 등도 눈을 즐겁게 합니다. 어느 순간 잡념이 사라지고 무념 상태가 됩니다. 산속에 빠진다고 해야 할까요. 화대종주(지리산 화엄사에서 대원사 48km) 등 국내 유명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아니고 15~20km를 훈련 삼아 가볍게 달리고 있습니다. 아직 돌산이나 고도가 높은 산을 달리는 것에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종목을 하다보니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비가 오면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을 합니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기도 하죠. 날씨가 화창하면 산이나 공원으로 가서 달립니다. 이제 날씨도 따뜻해졌으니 자전거 타러 나가도 됩니다. 날씨나 기분에 따라 운동을 골라서 하니 아주 좋습니다. 힘도 덜 듭니다.”

김 대표처럼 운동하는 것을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이라고 한다. 크로스트레이닝은 운동의 즐거움을 더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로 위만 계속 달리면 같은 근육만 반복해서 쓰기 때문에 피로감도 더하고 근육이나 인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달리기나 걷기를 하다 무릎 발목에 통증이 온다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오는 이유가 관절의 질병이 아닌 과도한 활동 때문이라면 자전거 타기는 무릎과 발목에 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수영도 좋은 대체운동이다. 몸이 물에 떠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모든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원래 크로스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마라톤, 자전거, 수영, 트레일러닝 등을 교대로 해서인지 피로감도 덜하고 부상도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평생 이렇게 운동을 즐기며 살겠다고 했다.

“그냥 운동이 일상이 됐습니다. 삶의 한 부분이죠. 밥을 안 먹으면 안 되듯 운동을 안 하곤 하루가 지나가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운동 중독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열심히 땀 흘리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건강도 따라 옵니다. 이렇게 좋은 것을 어떻게 그만둡니까.”

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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