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5억이면 산다” 김현미 발언에…일산 주민들 분노 “시세도 모르나”

이새샘기자

입력 2020-11-11 21:19 수정 2020-11-11 21:3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5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만 받을 수 있는 디딤돌대출의 실효성과 관련해 “저희 집(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일산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 장관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자기 집 시세도 모르고 국토부 장관을 하느냐. 입주민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11일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주민연합회는 규탄 성명을 내고 “그렇게 싼데 일산은 왜 조정대상지역인가”라고 반문하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관 본인의 집값을 언급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 특히 수도권에서 가장 저렴한 아파트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주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정확한 시세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부정확한 가격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매우 경솔한 언행”이라며 “주민들의 마음에 적지 않은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발은 10일 국회 예결위에서 나온 김 장관 발언에 따른 것이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등 수도권 집값 급등을 감안하면 디딤돌대출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5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디딤돌대출이 된다는 조건이 있던데, 5억 원 이하 아파트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김 장관은 “있다. 수도권에 5억 원 이하가 있다”며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대출로 살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장관이 보유한 아파트는 덕이동 ‘하이파크시티1단지아이파크’ 전용면적 146m²(약 44평)이다. 2014년 2월 약 5억2000만 원에 매입해 올해 9월 5억7900만 원에 거래되며 6억 원에 육박한다. 인근 다른 아파트 같은 평수는 6억 원대 후반까지 거래되고 있다.

디딤돌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고 70%까지 연이율 1∼2%대에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전용면적이 85m²(수도권이 아닌 읍면 지역은 100m²) 이하면서 담보주택 평가액이 5억 원 이하인 주택만 대출이 가능하다. 즉, 김 장관의 아파트는 전용면적에서 디딤돌대출 대상이 아니고, 가격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다만 이 아파트 단지에서 디딤돌대출 대상에 해당하는 전용 84m²의 경우 4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