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불복 영향 제한적…기술주 장세 계속”

뉴스1

입력 2020-11-05 16:14 수정 2020-11-0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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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5일 국내 증시는 상승출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날보다 20.49포인트(0.87%) 오른 2,377.81을 기록하고 있다. 2020.11.5/뉴스1 © News1

증권가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져 관련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돼 국내외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 대선 후보)의 대선 불복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상승한 것은 공화당이 상원 집권당을 유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기존 우려와 달리 빅테크 주도 장세에는 크게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바이든 후보의 친환경 정책에 따른 관련주의 수혜도 예상된다.

◇블루웨이브 없었다…“불복 소송 등 영향은 제한적”

‘블루웨이브’(민주당 대통령과 민주당 상원 집권당 등 민주당 압승)는 없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 정책이 싫어서 바이든의 안정성을 택하지만, 큰 정부보다는 자본시장과 자율시장에 어느 정도 무게를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들이 은연 중에 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민주당 대통령, 공화당 상원 집권당의 조합은 민주당의 대규모 추가 부양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으나 향후 국내 경제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 경제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가장 큰 곳은 중국이다. 미·중 긴장관계는 계속 가겠지만 패권 경쟁에 따른 혼란의 강도나 불확실성은 트럼프 대통령 때에 비해 약해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 경제에는 나쁠 것이 없다”며 “코스피의 산업구조는 플랫폼과 전기차 등이 (시가총액 면에서) 상위에 있는 나스닥과 유사해졌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증세 우려가 있었는데, 상원에서 공화당이 (이들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언급했다.

최석원 센터장도 “미국 증시의 안정은 국내 증시에도 도움이 된다.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었고, 미중 관계와 미국의 보호주의적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은 플러스 요인”이라고 봤다.

코스피·코스닥 양 지수는 오전 11시 현재 각각 1.5% 넘는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미 대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그동안 국내 증시를 짓눌렀는데, 미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는 계기를 맞아 반등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간밤 상황만 보면 100% 클리어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쪽으로 베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의 경우 너무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정책 때문에 시장이 많이 곤혹스럽고 힘들어했던 경험이 있다. 이런 리스크에서 벗어난다는 쪽으로 시장이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안도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대선 불복에 따른 소송 등은 여전한 불확실성으로 남지만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른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개표상황, 불복 등 이슈가 영향을 줄 수 있겠다”면서도 “그것 자체가 시장을 패닉으로 가져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변준호 센터장도 “선거 불복 시나리오는 미리 예상했던 것”이라면서 “진흙탕이 될 수 있지만 시장은 선거가 끝났다는 것에 주목할 것”이라고 했다.


◇기술주 중심 장세 계속…전통 우량·친환경株도 관심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졌지만, 기존 우려와 달리 빅테크 주도 장세에는 크게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기업 규제 강화, 법인세 증세 등으로 빅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상원을 공화당이 가져가면서 이에 대한 견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석원 센터장은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반독점, 증세 이슈들이 있었는데, 공화당이 상원을 차지하면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면서 “이는 기술주에 상대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 나스닥 지수는 빅테크 기업들이 반등에 나서면서 3.85% 급등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증시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부분은 증세인데 상원의 공화당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해 기술주 등 기존 주도주 중심의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가 친환경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관련주의 수혜도 예상된다. 조용준 센터장은 “화석연료 시대에서 탄소중립·재생에너지 시대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바뀐다면 자동차뿐만 아니라 배 등 모든 수송 수단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자동차나 조선·IT·2차전지 등은 잠재 성장 동력이 생겨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경제회복을 염두에 둔 투자를 해야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조용준 센터장은 “내년에는 경기 회복과 기업 이익이 좋아지는 첫 해이며, 과거를 보면 경기 회복 사이클에서는 주식시장의 강세 사이클이 함께 나왔으므로 장기투자를 해야한다”면서 “최근 장세를 주도하는 차·화·반(자동차·화학·반도체)에 더해 내년 경기가 좋아진다면 은행주나 철강, 조선주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회복 시기에는 어느 한 분야를 보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전통적 우량주, 디지털·그린주로 반씩 나누는 전략이 좋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 대선 이슈가 증시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이를 염두에 둔 투자보다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간밤 미국에서는 대형기술주와 헬스케어가 강세였고, 이런 반응이 1~2주 더 지속될 수 있으나, 이미 시장은 이런 호재를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했다”면서 “결국 연말까지를 보면 4분기 실적이 좋을 수 있는 주식을 꼽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대선에 대해서 주로 증시가 반응했지만, 지금은 생산이 올라오는 시기이며, 내년 봄에는 투자가 올라오는 시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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