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후반까지 끌고온 월성1호기…유례 없는 나흘째 심의 왜?
뉴스1
입력 2020-10-13 11:12 수정 2020-10-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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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13일 감사위원회를 속개하고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의 조기폐쇄 타당성에 관한 감사(월성1호기 감사) 보고서를 나흘째 심의한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나머지 감사위원들이 감사 결과를 두고 갈등을 벌인다는 추측도 제기되는 가운데, 감사원은 “심의에 걸리는 시간은 감사사항의 규모, 사안의 복잡성과 난이도 등에 따라 좌우되는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감사위원회를 속개하고 월성1호기 감사 보고서를 나흘째 심의하고 있다. 지난 7일, 8일, 12일 사흘간 심의를 이어갔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이에 따라 지금까지 볼수 없었던 나흘째 심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월성1호기의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기폐쇄를 결정했고, 이에 국회는 지난해 9월 감사원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과 한수원 이사들의 배임 행위’에 대해 감사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2019년 10월 감사에 착수했고, 이날 감사위에서 감사보고서가 의결된다면, 감사에 착수한 지 1년 만에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이번 감사 결과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미 지난 1년간 많은 논란을 낳았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이미 지난 4월 감사위를 열고 감사보고서를 사흘간 심의했으나, 결국 보고서 의결을 보류했다.
이에 최 원장은 이례적으로 4·15 총선 전날부터 나흘간 휴가를 냈고, 업무에 복귀한 직후 원전 감사를 담당한 공공기관감사국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또 감사위에 상정된 보고서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무처에 보완 조사를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최 원장과 다른 ‘친여’ 성향의 감사위원 간 갈등설이 제기됐고, 감사원은 해당 의혹을 모두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의 감사위원 임명 건에 대해 최 원장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고, 이번 감사위에서도 보고서 의결이 지연되자 갈등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감사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당위성에 대한 감사는 아니지만, 월성1호기 조기폐쇄가 탈원전의 대표 사례로 인식되고 있어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감사원은 월성1호기 감사보고서 심의와 관련해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고 “ 감사위에서는 감사원법과 규칙 등에 따라 감사위원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심의에 걸리는 시간은 감사사항의 규모, 사안의 복잡성 및 난이도 등에 따라 좌우되는 것일 뿐 다른 이유가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일부 감사위원들을 친여 성향이라고 단정하면서 마치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감사결과 심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처럼 또는 감사위에서 서로 대치하는 것처럼 보도하거나 확정되지 않은 감사 내용과 심의 과정에 대해 근거 없이 추측만으로 보도하는 것은 감사위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키고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시킨다”며 “나아가 감사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위원회는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듯이 하는 게 아니고, 처음부터 형성적(形成的)으로 논의하면서 각자 의견을 제시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이번 감사는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없기 때문에 판단에서 더 시간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감사위에서도 결론이 나오지 않고 미뤄지면 관련 논란의 확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15일 예정된 감사원 국정감사 이전에 감사결과가 확정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15일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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