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 또 올라가…미중 ‘환율전쟁’으로 확전?
뉴스1
입력 2020-05-26 15:05 수정 2020-05-26 15:05
26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2019.8.26/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공방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이 화웨이 제재, 홍콩 문제에 이어 ‘환율전쟁’으로까지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26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084위안 오른 7.1293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이로써 위안화 기준환율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기준환율은 7.1209위안으로 0.027 위안 올랐는데 위안화 가치폭으로선 지난 4월 16일 이후 최대였다. 위안화는 고시환율 기준으로 하루 변동폭이 ±2%로 제한돼 있다.
위안화 환율 상승에 대해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시도로 양국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환율을 반격 카드로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중반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된 상황에서 ‘1달러=7위안’을 깨고 오르는 이른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나자 미국은 지난해 8월 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후 위안화 가치는 지난 1월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체결되면서 1달러 당 6위안 대를 유지했다.
◇ “시장의 위안화 약세 흐름 반영” = 한편에선 위안화 약세 흐름은 최근 중국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생산과 수출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위안화 환율은 지난 3월부터 달러 당 7위안 대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이 지난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경제무역에서의 높아진 불확실성이 대비해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 비율을 제시했고, 홍콩 보안법을 놓고 백악관이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위안화 추가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는 진단이다.
시장에선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의심해온 미국의 입장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건설은행 애널리스트들은 “미중 간 현재의 혼란 상황은 단기에 변동할 가능성이 낮다. 그래서 위안화는 중장기적으로 증대하는 하방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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