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사물놀이의 창시자’ 김덕수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입력 2020-05-20 03:00 수정 2020-05-20 04:42
“비단옷에 누런 초립을 쓰고 머리에는 비단으로 만든 가화(假花)를 꽂고 공작선을 들고 어지럽게 춤추며 익살을 부린다”
조선 시대 유득공이 ‘경도잡지(京都雜誌)’에서 광대를 일컬어 설명한 기록입니다. 당시 광대는 창우(倡優) 또는 재인(才人)과 같은 의미로 회자됐습니다. 창우는 가면극이나 인형극, 줄타기, 판소리 등을 하던 직업적 예능인을 뜻합니다.
신분사회에서 최하층 천민인 창우는 고려 말부터 광대라고 불렸습니다. 고려가요 ‘쌍화점’이나 ‘고려사’ 등에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조선 시대 광대들은 궁중 행사나 외국 사신 영접 때 공연을 했습니다. 평상시에는 지방을 돌아다니며 각종 연회로 생계를 유지했죠.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따르면 광대가 봄·여름에 고기잡이를 좇아 어촌으로 몰려들고, 가을·겨울에 추수를 노려 농촌으로 몰린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순조 24년(1824년)에는 각 도의 재인도청이 통합되면서 전국적인 규모로 재조직돼 중앙의 통제를 받았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노래를 부르는 가객광대와 줄타기·땅재주를 하는 재인광대로 나뉘어 불렸습니다. 광대는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가면을 쓰고 놀이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광대는 신분 차별에서 해방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천민 취급당했습니다. 이들은 일반인과 어울려 살지 못하고 경기 이남에서 별도의 마을을 이루어 집단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김덕수 씨(68·사진)는 광대의 아들로 태어나 ‘사물놀이의 창시자’로 명성이 높습니다. 김 씨는 데뷔 63년을 맞아 2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덕수전’을 개최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쳐 있는 관객들을 위해 무료로 진행한답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후원하고 극단 골목길 대표인 박근형 씨가 연출합니다. 제작과 극본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맡았습니다.
김 씨는 남사당 일원이던 아버지의 업을 이어 1957년 5세 때 남사당 단원으로 사물놀이에 입문했습니다. 1978년에는 꽹과리, 징, 장구, 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 소리인 사물놀이를 창시했습니다. 그는 “사물놀이가 탄생할 무렵 우리 풍물은 ‘다 죽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다”며 “우리 핏속 리듬과 신명, 그 울림을 우리에게, 세계인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평생 전 세계를 돌며 수천 번의 공연을 통해 사물놀이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앞장서 왔습니다. 기존 국악의 틀을 넘어 역동적이고 신명 나는 새로운 소리를 창조함으로써 한류 문화의 외연도 넓혔죠. 그는 60여 년간 펼친 수많은 무대 가운데 1978년 첫 공연과 1987년 고(故) 이한열 군 추모 공연, 1990년 평양 공연을 잊을 수 없는 무대로 꼽았습니다. 아마도 김 씨는 광대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 데 가치를 두고 있는 듯합니다.
관객을 흥을 북돋아 덩실덩실 춤추게 하는 우리의 신명 나는 리듬이 세계적인 문화 장르로 발전해 한류의 깊이를 더하면 좋겠습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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