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경화증, 경구용 약물이 치료 효과 높여

이태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입력 2018-11-22 03:00 수정 2018-1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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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 질환 치료 릴레이 기고]
신경 손상에 따라 다양한 증상 동반, 장기 치료 필요해 약물 순응도 중요


다발성경화증은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희귀 자가면역 질환이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부 침입자를 방어하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오히려 자신의 신체, 특히 뇌신경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공격해 염증성 신경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신경손상의 위치에 따라 감각이상, 어지럼증, 보행 장애, 배변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 중 대표적 증상은 감각이상이다. 신경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주로 마취된 것처럼 별 느낌이 없거나 저리다. 시각신경염 역시 흔한 증상 중 하나다. 다발성경화증 환자 4명 중 1명꼴로 경험하는 첫 증상이다. 시력 저하와 함께 안구 및 안구 주변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고 눈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진다.

또 척수 손상 시 부위에 따라 사지, 몸통의 감각 마비 및 근력 저하, 대소변 장애, 성기능 장애 등이 생긴다. 소뇌, 뇌간, 뇌 등이 손상되면 떨림이나 어지럼증, 피로, 인지기능 저하 등을 동반한다. 이처럼 증상이 다양해 다발성경화증 진단이 쉽지 않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 상태에 따라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면서 손상이 점점 심해져 결국 장애를 남길 수 있다. 미국신경과학회의 ‘2018 다발성경화증 가이드라인’을 보면 조기 치료 시 증세가 많이 호전됐다고 한다. 따라서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인근 신경과를 찾아 검진을 받고 신속하게 치료하는 게 낫다.

이 질환은 완치가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로 진행을 억제해 신경장애가 남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치료는 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집중 투약해 염증을 억제한다. 이후 재발 빈도를 줄이고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질병완화 치료를 시행한다. 재발을 막기 위한 1차 치료제로는 인터페론베타 주사제나 먹는 약을 선택할 수 있다. 1차 치료제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심하면 다른 1차 치료제 혹은 2차 치료제로 바꾼다. 과거에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가 워낙 적은 데다 주사제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는 등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다발성경화증 치료제가 국내에 많이 도입됐다. 특히 먹는 약이 추가되면서 환자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다발성경화증은 주로 20∼40대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만성 질환으로 장기 치료가 필요해 약물 순응도가 매우 중요한다. 경구제를 활용하면 약물 순응도를 더 높일 수 있다. 환자는 증상이 덜하다고 해서 치료를 소홀히 하지 말고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태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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