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집값 하락세 뚜렷…시세대비 1억 낮춰 거래 성사 잇따라

뉴스1

입력 2018-10-31 10:07 수정 2018-10-3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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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매매 변동률 마이너스로 전환
잠실·압구정 하락세로 계약 속속 등장


“통계로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왔는데 실거래가는 눈에 보이지 않아 조금은 답답했죠. 이제 몇몇 거래가 나오니깐 반응이 있을 것 같아요.” (반포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9·13대책 이후 강남권 역시 집값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매수·매도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진 상황이지만 일부 단지에선 실거래가 신고가 등장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시세보다 1억원까지 떨어진 가격으로 계약서가 작성됐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하락장세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0월 4주(22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0.03% 상승했다. 다만 강남3구 집값은 모두 하락했다. 서초구(-0.02%)·강남구(-0.02%)·송파구(-0.04%)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강남3구가 함께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셋째 주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114 통계 역시 비슷한 추이다. 서울 집값은 지난 8월 마지막주 0.57% 상승률 이후 0.54%→0.51%→0.35%→0.19%→0.16%→0.13%→0.11%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실제 현장에서도 정부의 발표 이후 가격 하락 조짐이 나타났다. 조급함을 느낀 일부 집주인들은 자진해서 호가를 내리며 매물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8일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59㎡는 14억60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지난달 15억원에 최고가를 찍은 이후 소폭 조정기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잠실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116㎡ 역시 이달 16억9000만원(2층) 실거래가 신고됐다. 지난달 17억4000만∼18억3000만원과 비교해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1억4000만원 가격 차이가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무실이 단지 입구 근처에 있어 집주인들이 한번씩은 들러 집값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며 “공개된 실거래가 이후에 계약이 또 있었는지 궁금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달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1·2차 전용면적 160㎡은 3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8월 34억·35억8000만원의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적게는 1억원, 최대 2억8000만원(층수와 호수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큼-편집자주)이 빠졌다고 볼 수 있다.

압구정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올해까지 정부의 계속된 규제에도 집값 상승이 계속된 경험이 있다”면서도 “매물 부족과 분위기 하락이 동시에 겹치면서 가격이 하락 반전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 중 압구정을 떠나기 싫어하는 분들이 많아 단기적인 집값 향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면서도 “반면 계약 성사 단계에선 500만원 차이로 협의가 깨질 만큼 가격에 민감해 앞으로 추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단지에선 여전히 규제가 통하지 않고 있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 팰리스 전용면적 151㎡은 이달 35억5500만원(23층)에 거래됐다. 올해 해당면적은 Δ1월 31억8000만원 Δ2월 33억5000만원 Δ8월 32억7500만원 등 총 3번 거래됐다. 이달 계약이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학군수요는 여전히 규제보다 한수 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일단 하향조정기에 돌입한 만큼 전반적인 집값 조정기는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정부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데다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는 등 대내외적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반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시가 ‘여의도·용산 통개발’과 같은 이슈 생성을 자제한다면 당분간 하락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침체하는 등 국내 경제가 불안해지고 있어 심리적인 투자위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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