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조합은 나 몰라라” 과천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도 넘은 갑질’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입력 2018-06-25 09:28 수정 2018-06-25 10:04
과천 푸르지오 써밋(과천주공7-1단지 재건축) 전경.
대우건설이 올해 1월 분양한 ‘과천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과천주공7-1단지 재건축)의 중도금 집단대출이 지연되면서 입주예정자들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계약서상 갑인 조합(시행사)이 을인 입주예정자들의 대출 보증을 거부하면서 아파트 분양 계약자가 각자 알아서 중도금을 마련해야 할 판이다.
지난 2016년 9월까진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금융기관 중도금 대출액의 100%를 보증해줬다. 금융기관이 집행하는 대출액 전부를 주금공과 HUG가 보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으로서는 사실상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10월부터 부분 보증이 도입되면서 주금공과 HUG는 대출금액의 90%만 보증하게 됐고, 올해 초부터는 80% 보증으로 바뀌어 HUG가 80%, 대출액의 20%는 은행이 책임을 진다. 이전에는 대출자가 돈을 못 갚으면 주금공 등이 90%나 대출금 전액을 갚아 줬지만 이젠 20%는 은행이 손실을 떠안게 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은행은 보수적으로 대출을 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와 시행사가 20% 연대 보증을 하지 않으면 은행들이 대부분 돈을 안 내준다고 한다"면서 "실제로 대출이 승인된 건을 살펴보면 90% 이상 시공사 시행사가 연대 보증을 약속한 경우"라고 말했다.
입주예정자 협의회 세미나실에 붙은 벽보.
지난 23일 입주예정자 협의회는 과천시민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입주예정자 협의회 대표 A씨는 "조합이 연대 보증을 하려면 우선 안건이 상정이 돼야 하고 안건을 바탕으로 조합 의결이 돼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안건 상정 자체를 안 하고 있다"면서 "조합장은 대우건설만 보증을 해주면 되며, 조합의 연대 보증은 없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조합장이 안건을 상정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다 애초에 계획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 입주예정자는 "마이너스통장이나 대출을 받거나 가족들에게 빌릴 수 있으면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라며 "당장 중도금 1차 금액인 8600만~8700만 원을 낼 수 없어 연체료 10%를 물어야 할 상황이어서 밤에 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계약서에 중도금 대출에 대한 조합의 협조 문구가 없기 때문에 연대보증을 설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개별적으로 문의하는 입주예정자에게만 1차 중도금 대출 불가 안내를 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인 대우건설 얘기가 나오자 목소리를 높였다. 계약을 할 때만 해도 대출은 100% 된다고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대우건설은 입주예정자 협의회 자체를 협상대상자로 인정조차 안 하는 것 같았다"면서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당초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아파트 일반 분양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중도금 1차 납부 시부터 중도금의 40%에 달하는 대출금을 은행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가운데 금리가 가장 낮은 우리은행이 대출 은행으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6월 초 조합에서 연대보증을 거부하면서 사태가 불거졌다.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은 전용면적 59~159㎡ 총 1317가구 대단지로 이중 575가구가 일반에게 공급됐다. 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 2955만 원으로, 적게는 7억5000만 원에서 11억 원에 달한다. 현재 제1금융권에서는 HUG 80%, 시행사·시공사 20% 보증이 없으면 집단대출이 불가한 상황이다. 새마을금고와 같은 제2금융권에서 대우건설 20% 보증만으로 대출을 받는다 해도 금리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끝내 자금 마련을 하지 못하면 입주(계약)를 포기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입주를 포기하면 계약자는 보통 분양가의 10%에 달하는 위약금을 시행사에 지불해야 하며, 연체 이자가 있다면 위약금과 함께 청구된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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