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의 투얼로지] 희귀 생물들이 숨쉬는 태고의 자연…‘람사르 습지’ 속으로

김재범 기자

입력 2018-05-25 05:45:00 수정 2018-05-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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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태안 두웅습지에서 데크 산책로를 걸으면서 상주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두웅습지는 아직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신두리해안사구의 배후습지로 금개구리, 개미귀신 같은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인근에는 화사한 꽃잔치가 펼쳐지는 천리포수목원, 만리포해수욕장, 백화산, 동문리 마애삼존불 등이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6월에 가볼 만한 생태관광명소 6곳

창녕 우포늪, 축구장 210개 규모
대암산 용늪, 국내 유일 고층습원
두웅습지, ‘금개구리’ 등 볼거리
운곡습지엔 수달 등 희귀종 서식


햇살은 화창하고 나무의 물은 한껏 올랐다. 미세먼지도 상대적으로 덜 극성을 부린다. 5월에 이어 6월 역시 가벼운 차림으로 야외활동에 나서기 좋은 때다. 쾌청한 날씨에 맞춰 조금 색다른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습지 에코투어를 추천한다. 우리나라에는 때 묻지 않은 자연과 다양한 식생을 지닌 여러 습지가 있다. 태고의 생태계가 주는 즐거움, 환경보호의 중요함을 말없이 전하는 자연의 메시지를 만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마침 ‘6월 가볼만한 곳’으로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람사르 습지’인 국내 생태관광 명소 6곳을 추천했다.

창녕 우포늪에서 촬영 장소로 인기 있는 소목나루터.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생태관광의 국제 명소 ‘창녕 우포늪’ (경남 창녕군 유어면·이방면·대합면·대지면 일원)

국내 최대 자연 내륙 습지로 담수 규모가 축구장 210개 크기다. 광활한 늪에 1000종이 넘는 생명체가 서식한다. 1998년 람사르협약 보존습지로 등록됐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도 올랐다. 제방을 경계로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 등 4개 자연 늪과 2017년 복원 사업으로 조성한 산밖벌까지 총 3포 2벌로 나뉜다. 우포늪생태관에서 시작하는 관람로 ‘우포늪생명길’ 8.7km를 이용해 돌아볼 수 있다. 이동시간 30분부터 3시간30분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문의: 창녕군청 생태관광과 / 우포늪생태관)

대암산 용늪을 가로지르는 생태탐방로. 사진제공|인제군

● 대한민국 람사르 습지 1호 ‘인제 대암산 용늪’ (강원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

인제군 대암산(1304m) 정상 인근에 있는 용늪은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식물 군락이 발달한 산 위 습지)이다. 1997년 대한민국 최초 람사르 협약 습지로 등재됐다. 탐방은 대암산 동쪽의 인제군과 서쪽의 양구군에서 출발할 수 있다. 아이가 있다면 개인차량으로 용늪 입구까지 이동하는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 코스가 좋다. 가이드 안내를 받아 용늪을 둘러보고 대암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문의: 인제군청 문화관광)

무안황토갯벌랜드와 무안갯벌.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갯벌 생태 체험 ‘무안갯벌’ (전남 무안군 해제면)

침식된 황토와 사구의 영향으로 형성된 무안갯벌은 2001년 ‘습지보호지역 1호’로 제정됐다. 이어 람사르 습지(1732호)와 갯벌도립공원 1호에도 지정됐다. 무안갯벌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은 함평만(함해만) 일대다. 갯벌에서 서식하는 흰발농게를 비롯해 물새 등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다. 해제면에는 무안황토갯벌랜드가 있고, 생태갯벌과학관에서 갯벌 1m²의 가치를 공유하고, 탐방로와 갯벌체험학습장에서 다양한 갯벌 생물을 만난다. (문의: 무안군청 관광문화과)

해당화 향기가 기분 좋은 신두리해안사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신두리해안사구 배후습지 ‘태안 두웅습지’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다른 습지에 비해 아직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다. 얼핏 흔한 시골 저수지 같지만 신두리해안사구의 배후습지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두리해안사구의 지하수가 두웅습지 바닥과 연결돼 있어 이곳이 오염되거나 파괴되면 신두리해안사구까지 영향이 미친다. 이런 지형적 중요성과 희귀 동식물 서식지라는 점을 인정받아 2007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대표 생물은 멸종 위기 야생생물인 금개구리로 5월 말∼6월 중순에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모래에 함정을 만들어 개미나 곤충을 잡아먹는 개미귀신은 이곳에서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다. 신두리사구센터 전시실에 두웅습지관이 있다. (문의: 태안군청 문화관광체육과)

그림 같은 1100고지 습지 풍경.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거친 야생미의 매력 ‘1100고지 습지&동백동산 습지’ (제주 서귀포시 1100도로 / 제주시 동백로)

2009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초지와 습지, 바위, 울창한 숲이 뒤엉켜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야생의 매력이 넘친다. 탐방로를 따라 돌아보면 30∼40분이면 충분하다. 동백동산 습지는 제주서 네 번째로 지정된 람사르 습지다. 독특한 곶자왈 생태계와 잔잔한 연못 같은 먼물깍이 찾는 이의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다. 거린사슴전망대에서는 서귀포 앞바다와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문의: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 제주사무소 / 동백동산습지센터 탐방안내소)

고창 운곡습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수달부터 삵까지 ‘고창 운곡습지’ (전북 고창군 고창읍 죽림리)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IC에서 자동차로 약 8분이면 만날 수 있는 호젓한 숲길과 원시비경을 지닌 생태계의 보고다. 2011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멸종 위기인 수달과 삵을 비롯해 총 860여 종의 생물이 서식한다. 인근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과 고인돌박물관이 있다. (문의: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관광진흥팀)


■ 람사르 협약·습지란?


람사르 협약은 습지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조약이다.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체결했으며, 현재 157개국이 회원국이다. 대한민국은 101번째로 가입했다. 람사르 협약에 따라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정을 가진 곳이나 희귀동식물종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습지는 연안습지·내륙습지·인공습지로 나뉘며, 썰물 때 수심이 6m를 넘지 않는 바다지역도 등록 대상이다. 논 습지도 우리나라와 일본이 공동으로 발의한 ‘논 습지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등록 대상이 됐다. 2016년 현재 우리나라의 람사르 습지는 총 22곳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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