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예 美사이버부대, IS에 맥못추는 까닭은

조동주특파원

입력 2017-06-14 03:00 수정 2017-06-14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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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등 고정 타깃 겨냥 훈련… 수시로 ‘계정 세탁’ IS에 대응 한계
유럽-중동 테러 사전 차단 잇단 실패


이란의 핵시설 원심분리기를 공격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체계를 방해했던 미국의 명성 높은 사이버부대가 유독 이슬람국가(IS)에는 맥을 못 추고 있다. 기존 미국의 사이버전투는 핵 시설이나 미사일처럼 고정된 타깃을 겨냥하는 역량을 키워 왔는데, IS처럼 온라인 곳곳을 누비며 신출귀몰의 선전·선동을 펼치는 신종 사이버전략에 대응하는 데는 한계에 부닥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미국의 사이버전력이 IS의 신종 온라인 전쟁방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유럽과 중동 곳곳에서 벌어지는 테러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지난해 11월부터 IS의 선전영상 유포와 병사 채용, 테러 지령과 교신 등 온라인 활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개시한 ‘빛나는 화음(Glowing Symphony)’이라는 사이버 작전이 대표적 실패 사례다.

초기에는 온라인에 존재하는 IS 집행부의 SNS 계정 비밀번호를 다수 확보해 선전 콘텐츠를 삭제하면서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IS가 곧바로 다른 계정을 만들어 새로운 서버로 옮겨 활동하길 반복하면서 미국은 이를 뒤따라 삭제하는 식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어 IS의 공세를 원천 차단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이다.

IS를 향한 사이버 전략은 이스라엘이 독보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 사이버부대는 몇 달 전 시리아의 폭탄 제조자들이 모인 작은 조직에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IS가 공항 X레이 검색대를 무력화시키거나 노트북 배터리와 똑같이 생긴 폭탄을 제조하는 기술 등을 개발했다는 고급 정보를 빼내 미국에 전달했다. 미국과 영국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3월부터 주요 이슬람권 국가에서 자국으로 들어오는 직행 비행기의 기내에 스마트폰보다 큰 전자기기를 반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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