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PGA 첫 경험 고진영 “매너가 부럽네요”

주영로 기자

입력 2017-05-12 05:45 수정 2017-05-1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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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 공동2위
1만여명 팬 경기땐 셔터 소리도 안나


“신선한 경험을 했죠. 반했어요.”

고진영(22)이 갈림길에 섰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무척 좋은 경험이었다”며 “JLPGA 투어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차근차근 해외진출을 준비 중이다. 2년 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연간 1∼2차례씩 도전하면서 가능성도 보였다.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펼치다 아쉽게 준우승했을 정도로 충분한 실력을 보여줬다.

5월의 시작과 함께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4∼7일 일본 이바라키현 이바라키 골프장에서 열린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세계랭킹 50위까지 참가할 수 있는 규정에 따른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공동 2위에 올라 또 다시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까다로운 코스에서도 4일 내내 안정적인 성적을 거둬 더욱 인상적이었다. 가장 큰 수확은 어느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회득이었다.

일본에서 돌아온 고진영은 흔들리는 마음을 엿보였다. 무엇보다 완벽에 가까운 JLPGA 투어의 분위기에 마음을 빼앗겼다. 대회 첫날부터 구름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1라운드에만 1만3000여명이 입장했고, 4라운드 동안 4만명 넘는 갤러리가 운집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국내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질서를 지키며 경기를 관전하는 문화 역시 우리와는 크게 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11일 경기도 용인의 수원골프장에서 만난 고진영은 “클럽하우스에서 나오자마자 코스를 가득 메운 팬들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깜짝 놀랐다”며 “너무 많아서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이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서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도 조용한 분위기에 놀랐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도, 단 한 번도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여자골프가 인기다. 몇몇 메이저급 대회 때면 1만∼2만명의 관중이 몰려온다. 그러나 일본과는 다르다. 좋아하는 선수를 일방적으로 응원하고,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선수들은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투어의 환경도 놀라웠다. 대회장 안에만 연습할 공간이 5곳이나 됐다. 드라이빙레인지 2곳과 연습그린 2곳, 그리고 벙커나 칩핑 등을 할 수 있는 쇼트게임 연습장까지 갖춰져 있었다. 국내에선 이 정도 시설을 마련해놓고 대회를 치르는 골프장이 손에 꼽을 정도다. 고진영은 “선수들을 위한 지원과 배려는 물론 완벽한 코스 관리는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프로라면 당연히 더 큰 무대에서 뛰기를 원한다. 가능성이 있다면 도전을 마다할 이유도 없다. 착실히 해외진출을 준비 중인 고진영은 과연 어떤 곳을 택할까.

용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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