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율주행차, 고속도로서 알아서 추월
한우신기자
입력 2017-02-23 03:00 수정 2017-02-23 03:00
이태석 현대자동차그룹 지능형안전연구팀 연구원이 연구 중인 자율주행차를 타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며 자율주행차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재 연구 중인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를 달리며 추월이 가능하고
목적지를 설정하면 알아서 주행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많은 사람에게 ‘미래의 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자율주행차는 이미 가까이 와 있다. 지금 판매되는 자동차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을 적잖게 엿볼 수 있다. 최근 나오는 신차들은 진화한 주행 보조 기능을 장착했다고 강조한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의 현재이기도 하고 미래이기도 한 셈이다.
빠르게 바뀌는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현재의 자율주행차’와 ‘미래의 자율주행차’를 비교 체험해봤다. 현재 양산되는 차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클래스’를 통해 지금의 자율주행차를 느꼈다. 그리고 현대·기아자동차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 실험 차량을 통해 미래 자율주행차를 살펴봤다.
○ 1분 동안 알아서 가는 현재의 자율주행차
기자가 탑승한 더 뉴 E클래스-E400 차량은 반자율 주행 장치로 일컬어지는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을 갖췄다. 운전대 왼쪽의 레버를 당겨 기능을 실행하면 운전하는 최고 속도를 설정한다. 최대 시속 210km 이내에서 차는 가속과 감속을 하고 차선을 따라 자동으로 방향을 바꾼다. 앞차가 멈추면 따라서 멈추게 되는데 3초 이내에 앞차가 출발하면 따라서 출발한다. 14일 이 차를 몰고 서울역에서부터 잠실 한강공원까지 왕복했을 때 가다 서다가 반복되는 정체 구간에서 꽤 유용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러한 자율주행이 최대 60초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60초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놓아도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시간을 측정해봤더니 시속 30km 안팎의 저속 구간에서는 1분을 넘어 1분 35초가 지나서야 경고 메시지가 떴다.
자동차업계 연구진에 따르면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간을 늘리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하지만 법적 문제가 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을 보면 일반 차량은 ‘제한된 시간’ 내에서 수정조향이라 불리는 이 기능을 쓸 수 있다. 기준 시간을 정해 두지는 않았지만 운전대를 계속 놓고 있으면 안 되게끔 제한한 것이다. 자율주행 시간 동안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처할 기술력이 아직은 부족한 것이 시간을 제한하는 더 큰 이유다.
자동차들은 차선을 침범할 경우 자동차를 본래 차선으로 돌아오게 한다.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멈추기도 한다. 자율주행을 뒷받침하는 이런 기능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제한된 시간 동안 차가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을 자율주행 2단계(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로 본다.
○ 알아서 추월하고 멈추는 미래 자율주행차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부품은 앞차를 비롯한 주변 사물에 전파를 쏴서 사물의 유무와 위치를 파악하는 레이더, 카메라 그리고 초음파 센서 등이다. 여기에 ‘레이저 레이더’로 불리는 라이더가 더해지면 자율주행차는 크게 바뀐다. 라이더는 주변에 레이저를 쏴서 돌아오는 속도를 측정해 사물의 위치 및 형태를 파악하게 한다. 전파보다 빠른 빛이므로 곡선 주로를 더 명확하게 인지하고 장애물도 빨리 알아챈다. 미래형 자율주행차 체험을 위해 만난 현대자동차그룹의 이태석 지능형안전연구팀 연구원은 “현재는 개당 가격이 수천만 원인 이 라이더를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미래형 자율주행차가 얼마나 빨리 양산되느냐가 달렸다”고 설명했다.
직접 탑승한 쏘울 자율주행차는 경기 의왕시의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를 출발해 영동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동안 추월과 차선 변경을 어렵지 않게 했다. 추월은 레이더와 라이더가 앞차의 속도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차 앞 옆면에 부착된 라이더와 후면에 부착된 레이더가 옆 차선에 차가 있는지와 그 속도를 보고 추월을 한다.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원 내 도로에서 타본 자율주행차는 도심에서 어느 정도 자율주행이 가능할지 보여줬다. 차에 내장된 지도 정보를 바탕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면 차는 스스로 그곳을 찾아갔다. 방지턱을 만나면 알아서 속도를 줄였고 교차로에서 갑자기 차가 나오거나 보행자가 나타나면 멈췄다가 다시 운행했다.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았다. 2차로 도로에서 속도가 매우 느린 지게차를 앞에 두고 똑같이 매우 느린 속도로 따라가기만 했다. 사람이라면 도로 상황을 보고 중앙선을 잠시 침범해 추월했을 터. 김병광 지능형안전연구팀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운전 관행을 자율주행차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하고 상황 대처를 위한 기술 수준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의왕·화성=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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