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사기극’으로 바빠진 정부…그러나 헛다리짚기?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5-09-25 09:05 수정 2015-09-2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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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저감장치(EGR) 조작 스캔들을 두고 우리 정부기관이 때 아닌 ‘특수(?)’를 맞았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앞 다퉈 전면 배기가스 배출 수치, 연비 등 재조사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것. 겉으로는 발 빠른 대응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론 헛다리짚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사항 없는 차량을 검사 대상으로 삼는 등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독일 정부와 폴크스바겐그룹에 따르면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디젤엔진은 EA189 모델이다. 이 엔진이 장착된 차량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1100만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국내에서는 6만 대가 팔렸다.

하지만 환경부가 검사 대상에 올려놓은 엔진은 유로6 EA288. 폴크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유로6 규격 EA288 엔진은 조작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지 않았다”며 “이는 독일 본사가 이미 확인해 발표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EA288도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전수조사를 통해 문제가 나타나면 판매를 금지 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문제의 엔진이 장착된 차량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 국내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무엇보다 EA189 엔진 검사가 시급하다”며 “미국에서도 신차가 아닌 이전 모델이 문제가 돼 리콜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비를 측정하는 국토교통부도 뒷북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국토부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문제 차종에 대한 연비 조사를 다시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밝힌 연비 재조사 대상은 21개 차종이다. 이 가운데 아우디 A3, A7도 포함됐다.

그러나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일시적으로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가 달려있었다면 제작사 신고 사항과 실제 도로주행테스트에서 측정된 연비 차이가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교수는 “배기가스 저감장치는 연비와 출력을 떨어뜨린다”며 “이미 실제 도로주행 테스트에서 신고 연비와 분명 차이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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