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평창올림픽 ‘스피치 달인’ 나승연이 말하는 취업 비결

동아일보

입력 2013-12-04 03:00:00 수정 2013-12-0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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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볼 때 떨리면 ‘편안한 척’ 해보세요”

“카메라가 있더라도 발표자의 시선은 청중을 향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좋은 표정으로 자신감 있게 말해야 청중도 편안해집니다.” 청년들이 차례로 스피치를 할 때마다 나승연 오라티오 대표(왼쪽)는 애정 어린 조언을 잊지 않았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자, 말하는 것도 공연이니까 준비운동을 해야겠죠? 복식호흡부터 시작할까요?”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영어컨설팅업체 ‘오라티오’의 사무실. 나승연 오라티오 대표는 쭈뼛거리며 스튜디오로 들어선 청년 8명을 부드럽고도 설득력 있는 말투로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프레젠테이션의 달인’ 칭호를 얻었던 나 대표의 사무실을 청년들이 찾은 이유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마련한 ‘면접용 자기소개 스피치 컨설팅’을 받기 위해서였다. 나 대표는 올해부터 청년위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피치의 달인에게서 직접 스피치 지도를 받게 된 청년들은 처음엔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복식호흡부터 발음연습까지 찬찬히 설명하는 나 대표 덕분에 분위기는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준비를 끝내고 단상에 올라가 자기소개를 하는 청년들은 풋풋하지만 당찬 모습을 보였다.


○ “연기하라, 떨리지 않는 것처럼…”

이날 컨설팅에 참석한 이들은 우혜주(19·예비 대학생) 정다현(19·이화여대 인문과학부 입학 예정) 김재은(19·원광대 도시공학과) 오정현(20·대구가톨릭대 경영학과) 신소영(23·한양대 행정학과) 허동근(23·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박형민(26·한경대 안전공학과) 김문기 씨(26·한국전력)였다. 지방 각지에서 올라온 이들은 “청중이 노력하지 않아도 잘 들리게 게으름 피우지 말고 또박또박 발음하라”는 나 대표의 당부를 받은 뒤 차례대로 단상 위로 올라갔다. 조명이 내리쬐는 데다 카메라에 불까지 켜지자 긴장한 기색이 적지 않았지만 이들은 국제행사기획자 동시통역사 등 자신들의 다양한 꿈을 재치 있게 털어놨다.

한명 한명의 자기소개를 주의 깊게 살펴본 나 대표는 녹화한 테이프를 다시 돌려보면서 “말하는 사람의 감정은 청중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상대가 나를 평가하고, 실수하길 바란다고 생각하지 말고 응원하고, 격려한다고 생각하면 긴장이 덜해진다”라고 조언했다. 나 대표는 이어 “떨린다면 ‘편안한 척’ 연기라도 해보라”라며 “본인만의 독창적인 메시지를 개발해 자기소개를 하는 것도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복식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나도 어릴 땐 목소리가 작아서 상대편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오해하는 일이 많았다”며서 “꾸준히 복식호흡을 익히면 자연스럽게 목소리도 커지고 전달력도 높아진다”라고 당부했다.


○ ‘어디 있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스튜디오에서 한 시간 반가량 스피치 컨설팅이 진행된 뒤 나 대표와 청년들은 주변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점심식사를 하며 대화를 계속했다. 편해진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큰 무대에서 긴장감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우 씨의 질문에 나 대표는 “끊임없는 연습과 마인드 컨트롤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직업과 관련된 청년들의 고민도 쏟아졌다. “주변에 꿈을 찾은 사람이 없다” “대기업 공공기관 등의 취업만 주로 생각하게 된다” 등의 고민에 나 대표는 “인생을 길게 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나도 스무 살 때까지 꿈이 없었지만 매번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아리랑TV에서 기자, 앵커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당시 아리랑 TV는 작은 회사였지만 그곳에서 좋은 경험과 기회를 많이 쌓았다”며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대변인으로 나를 추천해준 사람도 당시 아리랑TV에서 함께 일했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나 대표는 “결국 내가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며 “여러분들이 똑똑해도 말을 잘 못하고 친해지기 싫은 사람이 아니라 주변에서 인기 있는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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