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공회전방지장치(ISG)...고급형과 기본형, 뭐가 달라?

동아경제

입력 2011-05-14 12:25 수정 2011-05-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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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형 ISG 기능이 탑재된 현대 아반떼 블루세이버

최근 주행 중 차가 서면 엔진 작동이 멈추고, 제동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이 재작동하는 공회전방지장치가 속속 적용되고 있다. 이른바 '아이들 스톱 앤 고(Idle Stop and Go)'장치. 하지만 ISG로 부르는 이 장치에도 기본형과 고급형이 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ISG에 '고급형'이라는 단어를 처음 붙인 곳은 기아차다. 기아차는 포르테 에코 플러스에 고급형 ISG를 탑재, 연료효율을 높였다고 강조한다. 현대차도 아반떼 블루세이버의 핵심 기능으로 고급형 ISG를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ISG 앞에 붙는 수식어 '고급형'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먼저 고급형이 없는 ISG를 현대·기아차는 기본형 ISG라 부른다. 기본형 ISG는 기아차가 K5 택시에 일부 적용한 사례가 있다. 주행 중 차가 멈추면 시동이 꺼지기는 하되 변속레버가 '중립(N)'에 있을 때만 작동한다. 따라서 엔진작동을 멈추려면 변속레버를 수시로 중립에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 고급형 ISG는 변속레버가 어디에 있든 일단 제동 페달을 밟아 속도가 '0km'에 맞춰지면 시동이 꺼진다. 굳이 변속레버의 위치를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점을 차별화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ISG에 '기본형'과 '고급형'이라는 단어를 붙여 구분하고 있다.

이런 ISG를 두고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가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기아차가 고급형 ISG라는 말을 국내 최초로 사용, 포르테 에코 플러스에 적용했지만 현대차가 아반떼 블루세이버를 내놓으며 오히려 기아차보다 '고급형 ISG'를 더욱 강조하고 있어서다. 두 차종 모두 연료효율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어서 'ISG'가 부각돼야 소비자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아 포르테 에코플러스에 탑재된 고급형 ISG 시스템

이와 관련, 기아차 관계자는 "ISG는 우리가 현대차보다 먼저 적용했다"며 "현대차가 ISG를 적용한 것은 기아차를 따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는 "기아차가 적용은 먼저 했지만 우리도 고급형 ISG가 있어 강조하는 것일 뿐"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두 회사의 ISG는 동일한 기능이고, 연료효율도 아반떼 블루세이버와 포르테 에코플러스 두 차종 모두 ℓ당 17.5km(자동변속기 기준)로 정확하게 같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선 브랜드와 상품성에 기반해 제품을 고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한 지붕이지만 현대차가 최대 경쟁자인 기아차를 의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만드는 사람은 같아도 파는 사람은 다르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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