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한석봉… 大家글씨 찾는 재미 ‘쏠쏠’

김재영 기자

입력 2019-10-10 03:00:00 수정 2019-10-1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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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옥산서원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에서 지역 유림들이 모여 글공부를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주 옥산서원(사적 154호)은 세계유산 2관왕이다. 2010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에 포함된 데 이어 올해 서원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으로도 등재됐다. 강학 제향 교류 등 서원의 다양한 역할 중에서 옥산서원은 출판사와 도서관의 역할에 특화돼 있다. 서원을 거닐다 보면 은은한 묵향에 절로 취하게 된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옥산서원은 이곳 출신 대학자 회재 이언적 선생(1491∼1553)을 기리는 곳이다. 회재는 정여창 김굉필 조광조 이황과 함께 조선시대 유학을 대표하는 ‘동방 5현’의 한 명으로 성균관 문묘에 공자와 함께 위패가 봉안돼 있다. 조선의 성리학을 독창적,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회재의 학문은 제자인 퇴계 이황에게 이어져 영남학파의 뼈대를 이뤘다.

옥산서원 앞에는 사철 마르지 않는다는 자계천이 흐른다. 회재가 이름붙인 5개 바위 가운데 하나인 세심대(洗心臺)엔 퇴계의 글씨가 남아 있다. ‘마음을 씻고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구하라’는 뜻이다.

정문은 역락문을 지나 만나는 무변루(無邊樓)는 누마루를 서원 건축에 처음으로 도입한 사례다. 학생들의 휴식공간으로 정면 7칸 건물인데 위층 가운데 3칸은 대청이고 그 양측은 각각 정면 1칸, 측면 2칸의 온돌방이다. 그 밖으로 좌우 각 한 칸에 덧붙인 누마루가 있다. 2층 누마루에 오르면 서원 내부는 물론 멀리 계곡과 산까지 그림처럼 펼쳐진다. 무변루를 지나면 강학 공간이다. 무변루와 강당인 구인당 사이에 기숙사인 민구재와 암수재가 있다.

옥산서원에선 편액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당대 대가들의 글씨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인당 처마의 ‘옥산서원’ 편액은 추사 김정희가, 대청에 걸린 ‘옥산서원’ 편액은 문신이자 명필 이산해가 썼다. ‘구인당’과 ‘무변루’ 편액은 한석봉의 글씨다.

중요한 서책을 보관하고 출판했던 옥산서원에는 보물급 문화재도 많다. 국보 ‘삼국사기’ 본질 9책 50권이 옥산서원유물관에 있다. 아쉽지만 열람은 불가능하다. ‘동국이상국전집’을 비롯한 고서 4000여 권을 포함해 무형 유산과 기록 유산 6300여 점도 있다.

서원 앞 계곡의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회재가 살았던 사랑채인 독락당(보물 413호)으로 갈 수 있다. 회재가 태어난 서백당이 있는 경주 양동마을의 명품 고택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앞으로 옥산서원 교육관 건립과 서원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 경주를 대표하는 관광콘텐츠로 육성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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