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강남 30분… 수도권 ‘동그란 교통혁명’
박성민기자
입력 2017-03-07 03:00 수정 2017-03-07 08:06
2025년까지 GTX-환상형 노선 추진
정부가 수도권에 환상(環狀)형 철도망을 구축하는 것은 1500만여 명에 이르는 경기·인천 주민들의 통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해서다. 서울 집값 급등으로 경기·인천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인구가 늘었지만 이들의 통근 환경은 대체로 열악하다. 이번 계획에는 소득이 적을수록 집과 직장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이른바 ‘통근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 수원∼강남 25분, 안산∼강남 30분 만에 간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환상형 철도망은 기존에 계획된 철도망에 철로가 끊긴 나머지 구간을 이어서 수도권에 큰 타원 모양의 철도망 2개를 구축한다는 게 골자다. 대(大)순환망은 고양∼의정부∼남양주∼용인∼수원∼안산∼부천∼고양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구축되면 서울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순환망도 함께 만들어진다.
현재의 철로 건설 계획을 보면 경기 안산시와 부천시(대곡∼소사선)는 2018년, 부천시와 고양시(소사∼대곡선)는 2021년 철로가 연결된다. 지하철 8호선이 연장되는 별내선(암사∼별내)이 2022년 완공되면 남양주시와 성남시도 철로로 이어진다. 여기에 GTX 3개 노선을 더해 이들 노선을 환상형 철도망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안에 환상형 철도망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 이르면 2025년까지 이를 완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GTX 3개 노선이 완성되면 경기·인천 인구 700만 명, 순환망이 구축되면 150만 명 등 총 850만 명가량이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강남 등 주요 지역까지 30분 이내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지역은 수원 안산 등 서울 서남부 지역이다. 현재 지하철이나 버스로 수원에서 강남까지 평균 1시간 이상 걸린다. 하지만 경기 군포시 금정역까지 GTX C노선을 수원까지 연장하게 된다면 지하철 2호선 삼성역까지 2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수원에서 강남권으로 통행하는 인구는 하루 약 10만 명에 이른다. 환상형 철도망을 구축하면 기존 GTX의 사업 타당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훈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본부장은 “기존 철로를 활용하면 추가 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이 낙후된 곳으로 꼽히는 안산시의 교통 편의성도 크게 높아진다. 국토부는 지하철 4호선 한대앞과 소사∼원시선을 약 7000억 원을 들여 연결하기로 했다. 강남까지 급행 노선을 구축해 4호선 중앙역∼2호선 삼성역 구간의 소요 시간을 현재 60분에서 30분으로 줄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경기 동북부의 철도 교통망도 대폭 강화된다. 국토부는 의정부시와 고양시를 잇는 교외선(29.6km)을 7803억 원을 들여 보수해 사용할 계획이다. 별내선을 연장(3.2km·3362억 원)해 진접선과 이으면 순환 철도망이 완성된다. 국토부는 이처럼 단절 구간을 연결하고 기존 노선을 급행화하는 데 총 2조1565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 연 1조3000억 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
정부가 수도권 환상형 교통망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통근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2014년을 기준으로 수도권 통근 인구는 하루 606만 명으로 이 중 30분 이내에 직장에 도착하는 경우는 240만 명(39.9%)에 불과하다. 교통연구원은 서울의 도로 혼잡 비용이 연간 8조4144억 원, 지하철 혼잡 비용이 724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하철 혼잡도 개선 효과도 크다. 국토부는 환상형 철도망으로 승객이 분산되면 지하철 1호선 역곡∼구로의 혼잡률이 175%에서 119%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혼잡률은 한 객차에 160명이 탔을 때를 100%로 나타낸다.
순환 철도망은 서울과 같은 ‘메가시티’(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대도시권)에서 보편화된 교통수단이다. 과밀화된 도시에서 도로를 늘리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파리 외곽을 고속급행철도 순환망(205km)으로 연결하는 ‘그랑 파리 프로젝트’를 통해 파리 시내 차량을 15만 대 줄이고, 매년 2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역철도 등 환상형 철도망이 구축되면 차량 운행 비용과 통행시간, 교통사고 감소 등으로 연간 1조3000억 원의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가 수도권에 환상(環狀)형 철도망을 구축하는 것은 1500만여 명에 이르는 경기·인천 주민들의 통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해서다. 서울 집값 급등으로 경기·인천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인구가 늘었지만 이들의 통근 환경은 대체로 열악하다. 이번 계획에는 소득이 적을수록 집과 직장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이른바 ‘통근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 수원∼강남 25분, 안산∼강남 30분 만에 간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환상형 철도망은 기존에 계획된 철도망에 철로가 끊긴 나머지 구간을 이어서 수도권에 큰 타원 모양의 철도망 2개를 구축한다는 게 골자다. 대(大)순환망은 고양∼의정부∼남양주∼용인∼수원∼안산∼부천∼고양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구축되면 서울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순환망도 함께 만들어진다.
현재의 철로 건설 계획을 보면 경기 안산시와 부천시(대곡∼소사선)는 2018년, 부천시와 고양시(소사∼대곡선)는 2021년 철로가 연결된다. 지하철 8호선이 연장되는 별내선(암사∼별내)이 2022년 완공되면 남양주시와 성남시도 철로로 이어진다. 여기에 GTX 3개 노선을 더해 이들 노선을 환상형 철도망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안에 환상형 철도망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 이르면 2025년까지 이를 완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GTX 3개 노선이 완성되면 경기·인천 인구 700만 명, 순환망이 구축되면 150만 명 등 총 850만 명가량이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강남 등 주요 지역까지 30분 이내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지역은 수원 안산 등 서울 서남부 지역이다. 현재 지하철이나 버스로 수원에서 강남까지 평균 1시간 이상 걸린다. 하지만 경기 군포시 금정역까지 GTX C노선을 수원까지 연장하게 된다면 지하철 2호선 삼성역까지 2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수원에서 강남권으로 통행하는 인구는 하루 약 10만 명에 이른다. 환상형 철도망을 구축하면 기존 GTX의 사업 타당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훈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본부장은 “기존 철로를 활용하면 추가 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이 낙후된 곳으로 꼽히는 안산시의 교통 편의성도 크게 높아진다. 국토부는 지하철 4호선 한대앞과 소사∼원시선을 약 7000억 원을 들여 연결하기로 했다. 강남까지 급행 노선을 구축해 4호선 중앙역∼2호선 삼성역 구간의 소요 시간을 현재 60분에서 30분으로 줄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경기 동북부의 철도 교통망도 대폭 강화된다. 국토부는 의정부시와 고양시를 잇는 교외선(29.6km)을 7803억 원을 들여 보수해 사용할 계획이다. 별내선을 연장(3.2km·3362억 원)해 진접선과 이으면 순환 철도망이 완성된다. 국토부는 이처럼 단절 구간을 연결하고 기존 노선을 급행화하는 데 총 2조1565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 연 1조3000억 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
정부가 수도권 환상형 교통망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통근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2014년을 기준으로 수도권 통근 인구는 하루 606만 명으로 이 중 30분 이내에 직장에 도착하는 경우는 240만 명(39.9%)에 불과하다. 교통연구원은 서울의 도로 혼잡 비용이 연간 8조4144억 원, 지하철 혼잡 비용이 724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하철 혼잡도 개선 효과도 크다. 국토부는 환상형 철도망으로 승객이 분산되면 지하철 1호선 역곡∼구로의 혼잡률이 175%에서 119%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혼잡률은 한 객차에 160명이 탔을 때를 100%로 나타낸다.
순환 철도망은 서울과 같은 ‘메가시티’(인구 1000만 명 이상의 대도시권)에서 보편화된 교통수단이다. 과밀화된 도시에서 도로를 늘리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파리 외곽을 고속급행철도 순환망(205km)으로 연결하는 ‘그랑 파리 프로젝트’를 통해 파리 시내 차량을 15만 대 줄이고, 매년 2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역철도 등 환상형 철도망이 구축되면 차량 운행 비용과 통행시간, 교통사고 감소 등으로 연간 1조3000억 원의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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