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中에 반도체 주도권 쥘 기회 내줘”

유근형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9-07-11 03:00:00 수정 2019-07-11 15: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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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파장]
美 1990년대 日 공격하는 사이 한국, 반도체 1등 국가로 성장
업계 “한일 갈등속 판도변화 우려”
中기업, 한국 인력 빼가기 나서





“30년 전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했던 것과 너무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중국이 한국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따라갈 공산이 크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10일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이 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속에 중국이 어부지리로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최근 반도체 시장 상황은 1990년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강자로 성장했을 때와 비슷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인텔을 앞세워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미국은 1980년대 중반 일본에 역전당한 뒤 경제 보복에 나섰다. 일본 내 10% 수준이던 미국산 반도체 점유율을 20%까지 높이고, 일본의 반도체 저가 수출을 중단시킨 1986년 1차 미일 반도체협정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1991년 이 협약을 한 번 갱신하며 10여 년에 걸쳐 일본을 공격했고 한국은 그 사이 메모리 부문의 세계 최강자로 거듭났다.

중국 언론은 이 같은 분위기를 노골적으로 띄우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한일 갈등을 ‘한일 무역전쟁’으로 표현하면서 “중국이 이 무역전쟁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한일 무역전쟁은 경제적, 외교적으로 모두 중국에 좋은 뉴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SCMP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면 중국이 정상에 올라갈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에 따라 현재 10% 미만인 반도체 국산화율을 2020년 40%, 2025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한국 반도체 인력 빼가기’는 이미 시작됐다. 중국 반도체 업체 푸젠진화는 4월부터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D램 연구개발(R&D) 경력사원’ 채용공고를 내면서 ‘10년 이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험’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특정 회사 이름까지 언급하면서까지 경력자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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