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한 유기동물 공고는 가라

노트펫

입력 2017-08-16 11:11 수정 2017-08-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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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위생상태 불량' '피부병 있음' '특이 사항 없음'

정부가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유기·실종 동물들의 특징란에 기재돼 있는 내용이다.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고 길거리에서 발견돼 동물보호소에 들어오는 개와 고양이들.

낯선 곳에 들어와 잔뜩 움츠려 있기 십상이다. 그래서 사진도 대개는 그늘이 져 있다.

특히 철장 안에 움츠려 있는 모습과 함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무미건조하고 짧은 특징 설명이 합해지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것이 현재의 유기동물 공고의 전반적인 모습이다.

한 동물보호소의 틀을 깬 유기동물 공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

특징 소개만 그렇지만 사진 역시 말끔하고 마치 주인을 따라 산책을 나온 모습을 연상하게 하고 있다. 번호만 없다만 말이다.

충청북도 청주시의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의 유기동물 공고다.

센터에서 유기동물 포획과 공고 등록을 담당하는 최제혁 과장은 "인기 견종이나 몸값 비싼 아이들은 바로 문의가 몰린다"며 "그렇지 못한 경우 현실적으로 입양이 어려운 만큼 최대한 밝은 부분을 특징으로 잡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물보호소 동물들의 원주인 반환 비율은 15.2%. 점차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80% 넘는 유기동물들은 분양되거나 안락사, 혹은 자연사 한다.

분양 비율은 최근 3년새 30%대 초반으로 답보 상태에 있다. 안락사 비율은 줄고 있지만 여전히 5마리 중 1마리는 안락사 처리되고 있다. 주인을 찾아주려는 노력과 함께 분양을 좀 더 활성화할 필요도 있는 셈이다.

정순학 센터장은 "원래 주인이 동물보호소에서 반려견과 반려묘를 찾아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결국 보호소 내에서의 안락사를 없애기 위해서는 입양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기동물 입양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첫 인상은 매우 중요하다"며 "주인에게 버려져 불쌍하고 비참한 모습으로 소개되는 것보다는 유기동물이 사랑받을 수 있는 측면을 부각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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