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빌라에 남겨진 유기묘들, 가족을 기다립니다
노트펫
입력 2017-06-08 11:06 수정 2017-06-08 11:08
문을 열어놓은 어느 집에 쏙 들어와 버린 샴 고양이 한 마리의 소식이 알려지자, 처음에는 다들 실수로 집에서 나온 가출묘라고 생각했다.
전단지라도 붙여 집을 찾아주려는 참이었는데, 그 근처에서 잇따라 발견되는 여러 마리의 품종묘들…….
그 빌라는 불과 사나흘 후에 철거 예정으로, 사람들도 모두 이사 가고 엉망이 된 곳이었다. 빌라 밖으로 나온 고양이들은 떨어져 나온 유리 조각을 밟고 위태롭게 서 있었다.
사진
:
철거 빌라 주변 깨진 유리를 밟고 있는 달이
(
구조
)
정황을 살펴보니, 빌라의 어느 집에서 키우고 있던 7마리 가량의 품종묘를 한 번에 유기한 듯했다.
아마 철거 직전 마지막까지 거주했던 모양으로, 빈 집에는 고양이 밥그릇과 엉망이 되어 있는 화장실, 심한 악취와 파리들만 남아 있었다.
며칠 사이에 어지럽혀진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으로, 장기적인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집에서 살던 사람은 오랫동안 월세와 관리비가 밀려 있는 상태로, 철거 직전에 정말 도망치듯 사라졌다고 한다.
키우고 있던 여러 마리의 고양이는 그대로 유기한 채. 관리는 전혀 하지 않고 품종묘만 수집하듯 키운 것으로 보아 애니멀 호더의 유기로 추측되기도 했다.
사진
:
빌라 상황
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에서 사연을 듣고 찾아가 고양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통덫을 놓았다. 그러는 동안에도 방안 구석구석에 고양이들이 숨어 도망치고, 어딘가에는 토하고…….
곧 무너져 내릴 철거 직전의 처참한 빌라에 고양이들만 남아 머물고 있었다. 이대로 발견되지 않았다면 그 다음 상황은 뻔했다.
다행히 고양이들은 나비야 사랑해와 캣맘들의 도움으로 3일 만에 모두 구조되었다. 하지만 접종은 물론 암컷들은 중성화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얼마나 오랫동안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노출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다 끝내 유기까지……. 구조가 진행되는 동안 상황을 지켜보던 애묘인들이 마음을 졸였으나, 다들 구조 후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현재는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
가족을 기다립니다
유기묘들의 소식이 알려진 후 일찌감치 제일 먼저 구조되어 병원에 들어간 건 성묘 그레이스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레이스는 새끼들을 돌보고 있던 상태.
빌라에 남아 있는 아깽이들을 구하기 위해 급히 다시 통덫을 놨고, 다행히도 아깽이 삼 남매까지 최종적으로 무사히 구조되었다.
그레이스(여아/2세 추정)
코코아(남아) 마카롱(여아) 캐러멜(남아)
그 외에도, 남의 집에 들어가 숨었던 샴 고양이를 비롯해 깨진 유리 위에 올라 앉아 있던 아이 등…… 이제 모두 행복한 묘생을 꿈꾸며,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하늘(여아/2세 추정)
별이(남아/2세 추정)
써니(여아/4~5세 추정)
이지(남아/2세 추정)
달(남아/4~5세 추정)
럭스(남아/2세 추정) : 상처는 금방 나을 거라고 해요.
* 입양 문의는 여기로 해주세요 : 나비야 사랑해 (카톡 mazurej)
http://blog.naver.com/mazurej/220607290737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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