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영 싸고 갈등… 3월 주총 표대결땐 경영권 소용돌이
변종국 기자 , 배석준 기자
입력 2019-12-24 03:00 수정 2019-12-24 14:07
한진家 ‘남매의 난’ 물위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그룹 운영에 반기를 든 것은 경영 복귀 무산에 그룹 내 측근 인사에 대한 불만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기내 면세점 사업과 칼호텔네트워크의 호텔 사업을 이끌었다. 땅콩회항 사건 이후 3년 4개월 뒤인 지난해 3월에 복귀했으나 동생인 조현민 당시 대한항공 전무(현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조양호 전 회장의 요구로 동생과 함께 한 달 만에 다시 사퇴했다.
○ 대한항공 공동 경영 놓고 갈등
23일 재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 측은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참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대한항공에서 기내 면세점과 기내식 사업, 호텔 사업을 맡길 원했으나 주력 회사인 대한항공의 사업을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조 회장이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이익이 안 나는 사업은 버려야 된다”며 사업 구조조정 가능성을 밝힌 것도 조 전 부사장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구체적인 사업 부문을 밝히진 않았지만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는 호텔 사업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은 호텔 사업에 애정이 깊은 조 전 부사장을 자극했을 수 있는 데다 경영에 복귀하지 못하면서 600억 원에 이르는 상속세에 대한 부담도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23일 “상속인 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다”고도 밝혔다. 당시 한진그룹은 4월 공정위에 총수 변경 관련 서류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가족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뒷말이 흘러나왔다. 당시 한진그룹은 “절차나 내부 합의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조 전 부사장은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사실상 노출한 셈이다.
○ 조원태 회장 측근 위주 인사도 불만
재계는 조 전 부사장이 지난달 29일 발표된 한진그룹 인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임원 인사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에 대한 인사 의견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대한항공 인사에서는 우기홍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3명의 부사장이 신규 선임되고 전무 6명도 승진했다.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이들 상당수가 이른바 ‘조원태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조양호 전 회장이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 전 부사장 등과 인연이 있거나 같이 일한 사람은 승진이 안 되거나 자회사로 좌천됐다”며 “인사나 경영 관리 등 주요 보직은 조원태 측근들이 차지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 삼남매 엇비슷한 지분에 KCGI가 변수
삼남매의 지분이 6.50% 안팎으로 비슷한 상황에서 조 회장 측은 “막내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자신의 편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조 전무와 이 고문은 조 회장이 취임한 이후인 올해 6월부터 그룹 내에서 일정 역할을 맡고 있다.
총수 일가의 백기사로 알려진 미국의 델타항공(지분 10.00%)은 특정인을 지지하기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특정 개인을 지지하다가 자칫 주가 하락으로 연결되면 주주들로부터 배임 등의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는 탓이다.
결국 변수는 보유 지분이 17.29%라고 23일 공시한 토종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다. 강성부 펀드가 조 전 부사장 측과 연대해 내년 3월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와 항공업계에서는 이미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이 강성부 대표를 접촉해 지분 매입 의사를 밝혔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이에 대해 “(표 대결 등) 전면전으로 가겠다는 건 아니다. 현재로서는 어떤 의도가 있다기보단 (공동 경영에 대한) 방향을 찾아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그룹 운영에 반기를 든 것은 경영 복귀 무산에 그룹 내 측근 인사에 대한 불만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기내 면세점 사업과 칼호텔네트워크의 호텔 사업을 이끌었다. 땅콩회항 사건 이후 3년 4개월 뒤인 지난해 3월에 복귀했으나 동생인 조현민 당시 대한항공 전무(현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조양호 전 회장의 요구로 동생과 함께 한 달 만에 다시 사퇴했다.
23일 재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 측은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참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대한항공에서 기내 면세점과 기내식 사업, 호텔 사업을 맡길 원했으나 주력 회사인 대한항공의 사업을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조 회장이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이익이 안 나는 사업은 버려야 된다”며 사업 구조조정 가능성을 밝힌 것도 조 전 부사장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구체적인 사업 부문을 밝히진 않았지만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는 호텔 사업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은 호텔 사업에 애정이 깊은 조 전 부사장을 자극했을 수 있는 데다 경영에 복귀하지 못하면서 600억 원에 이르는 상속세에 대한 부담도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23일 “상속인 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다”고도 밝혔다. 당시 한진그룹은 4월 공정위에 총수 변경 관련 서류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가족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뒷말이 흘러나왔다. 당시 한진그룹은 “절차나 내부 합의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조 전 부사장은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사실상 노출한 셈이다.
재계는 조 전 부사장이 지난달 29일 발표된 한진그룹 인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임원 인사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에 대한 인사 의견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대한항공 인사에서는 우기홍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3명의 부사장이 신규 선임되고 전무 6명도 승진했다.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이들 상당수가 이른바 ‘조원태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조양호 전 회장이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 전 부사장 등과 인연이 있거나 같이 일한 사람은 승진이 안 되거나 자회사로 좌천됐다”며 “인사나 경영 관리 등 주요 보직은 조원태 측근들이 차지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삼남매의 지분이 6.50% 안팎으로 비슷한 상황에서 조 회장 측은 “막내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자신의 편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조 전무와 이 고문은 조 회장이 취임한 이후인 올해 6월부터 그룹 내에서 일정 역할을 맡고 있다.
총수 일가의 백기사로 알려진 미국의 델타항공(지분 10.00%)은 특정인을 지지하기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특정 개인을 지지하다가 자칫 주가 하락으로 연결되면 주주들로부터 배임 등의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는 탓이다.
결국 변수는 보유 지분이 17.29%라고 23일 공시한 토종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다. 강성부 펀드가 조 전 부사장 측과 연대해 내년 3월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와 항공업계에서는 이미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이 강성부 대표를 접촉해 지분 매입 의사를 밝혔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이에 대해 “(표 대결 등) 전면전으로 가겠다는 건 아니다. 현재로서는 어떤 의도가 있다기보단 (공동 경영에 대한) 방향을 찾아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측은 이날 논란이 불거지자 공식 입장을 통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국민과 고객의 신뢰 회복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게 곧 조 전 회장의 유훈”이라고 밝혔다.
변종국 bjk@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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