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만이라도 규제 프리존으로”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첫 인터뷰

인천=박재명기자

입력 2019-04-22 03:00 수정 2019-04-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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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지역만이라도 규제 없는 ‘규제 프리존’으로 만들어 봅시다. 그게 글로벌 허브공항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인천공항의 강점이 될 것입니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59)은 18일 인천 중구 공항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취임 일성으로 ‘규제 해소’를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그가 이달 16일 사장 취임 후 가진 첫 언론 인터뷰다.

구 사장은 공항 규제를 해소해야 하는 이유를 묻자 “인천공항에 많은 규제가 가해진다면 누가 한국까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같은) 넓은 지역의 규제 해소가 어렵다면 영종도라는 좁은 지역만이라도 시범사업지로 정해 규제를 없애면 좋을 것 같다”며 “정부의 결단도 필요할 것이고, 나 역시 다양한 기관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인 규제 해소 과제는 검토할 예정이지만 ‘영종도 무비자 입국’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구 사장은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30년 가까이 국토부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7월 퇴직 직전까지 국내 항공정책을 총괄하는 항공정책실장을 지냈다.

구 사장이 ‘규제하는 이’에서 ‘규제를 없애려는 사람’으로 변신하려는 데는 자신의 자리가 뒤바뀐 것 이상의 이유가 있다. 그는 “지금 만족하고 한눈팔다가는 (인천공항이) 눈 깜짝할 사이에 경쟁자들에게 뒤질 수 있다”며 “나부터 긴장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동북아 허브공항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9월 중국 베이징(北京)의 새 국제공항인 다싱(大興)국제공항이 문을 연다. 세계 최고의 공항 중 하나인 싱가포르 창이 공항도 인근에 있다.

구 사장은 “지금까지 국민의 성원과 여러 선각자의 비전 덕분에 우리가 누구보다 빨리 인천공항이라는 세계적 공항을 만들고 인근 수요를 선점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인천공항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 할 때”라고 했다.

구 사장은 인천공항 발전 방안으로 규제 해소를 통한 ‘공항 경제권’ 형성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 세계 공항은 인근 지역을 엮어 비즈니스와 첨단산업 등의 중심이 되는 이른바 ‘3세대 공항’으로 나가고 있다”며 “인천공항은 이러한 트렌드를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앞장서는 ‘퍼스트 무버(개척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주변을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만들어 인천공항을 다른 공항이 따라올 수 없는 ‘초(超)격차 공항’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공항 경제권 개념은 구 사장이 국토부 재직 시절 창안한 것이다.

구 사장에게 앞으로 인천공항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지 묻자 그는 “인천공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과 보안”이라며 “이 두 가지가 무너지면 국민에게 변명할 말이 없다”고 했다. 올해 국민 관심이 큰 입국장 면세점 개장과 관련해서는 “예정대로 5월 말 문을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국장 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190m² 규모 2곳, 제2터미널에 326m² 규모 1곳이 문을 연다. 올해 예상되는 수익 150억∼200억 원은 전액 사회에 환원할 예정이다.

구 사장은 국토부 재직 당시 구조개혁 업무를 맡는 등 추진력 있는 ‘개혁가’ 이미지가 강하다. 본인 스스로도 “혁신 관련 업무를 많이 맡았다”고 인정할 정도다. 구 사장은 “지금과 똑같은 방식으로는 세계 선두권 공항을 앞설 수 없다”며 “앞으로 인천공항이 ‘세계의 공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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