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비켜”… 건조기, 혼수가전 ‘넘버2’ 됐다
강승현 기자
입력 2018-12-28 03:00 수정 2018-12-28 03:00
올해 달라진 소비 트렌드
○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인기
27일 현대백화점이 예비부부 회원 서비스인 클럽웨딩 고객을 분석한 결과 올해 혼수 가전제품 판매 순위는 TV, 건조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순으로 집계됐다.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기밥솥 순이었던 2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혼수 필수품인 냉장고가 올해 3위로 밀려났고 세탁기는 5위권 안에 들지도 못했다. 반면 건조기와 공기청정기는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지난해 5위였던 건조기는 올해 2위로 3계단 올라섰고, 올해 순위권에 처음 등장한 공기청정기는 4위였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세탁기가 3위권 밖으로 밀려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 같은 인기 가전제품 트렌드는 다른 유통업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주요 가전제품의 전년 대비 판매 신장률은 건조기가 152.1%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공기청정기도 지난해와 비교해 130.8% 증가했다. 전통적인 혼수 품목인 TV는 신장률이 24.1%에 그쳤고, 냉장고(11.3%)와 세탁기(11.1%)는 10%대에 머물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환경 관련 상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면서 “건조기는 삼성이나 LG 같은 국내 브랜드 판매량이 높고 공기청정기는 스웨덴 블루에어 등 외국 제품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 소주 맥주 지고 와인 양주 떠올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회식이나 폭음 문화가 줄면서 주류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국민 술로 대표되는 소주와 맥주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와인이나 양주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문화의 확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올해 소주와 맥주의 판매 신장률이 각각 ―4.0%, ―5.9%라고 밝혔다. 롯데마트의 소주 판매량도 전년 대비 ―2.4%로 뒷걸음질 쳤다.
와인과 양주는 불티나게 팔렸다. 이마트 주류코너의 와인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0.1% 늘었다. 양주는 6.8%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올해 와인 신장률도 10.8%로 마이너스 성장이었던 전년(―4.5%)과 비교해 판매량이 급증했다. 2017년 ―8.9%였던 양주의 올해 신장률은 3.7%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와인은 6900원짜리 ‘L까베네쇼비뇽’이다.
《 직장인 김다영 씨(30)는 최근 3명의 친구와 돈을 모아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축의금 대신 공기청정기를 선물했다. 김 씨는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출근해야 하는 요즘은 다른 가전제품보다 공기청정기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미세먼지가 이슈가 되면서 최근 결혼한 친구들은 대체로 혼수에 공기청정기를 포함시킨다”고 말했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이 올해 사람들의 소비 행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이마트, 롯데마트의 올 한 해 가전제품과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가전제품에선 미세먼지 관련 제품군의 상승세가 두드러졌고 주류는 소주 맥주 대신 와인 양주 판매가 크게 늘었다. 》
27일 현대백화점이 예비부부 회원 서비스인 클럽웨딩 고객을 분석한 결과 올해 혼수 가전제품 판매 순위는 TV, 건조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순으로 집계됐다.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기밥솥 순이었던 2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혼수 필수품인 냉장고가 올해 3위로 밀려났고 세탁기는 5위권 안에 들지도 못했다. 반면 건조기와 공기청정기는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지난해 5위였던 건조기는 올해 2위로 3계단 올라섰고, 올해 순위권에 처음 등장한 공기청정기는 4위였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세탁기가 3위권 밖으로 밀려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 같은 인기 가전제품 트렌드는 다른 유통업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주요 가전제품의 전년 대비 판매 신장률은 건조기가 152.1%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공기청정기도 지난해와 비교해 130.8% 증가했다. 전통적인 혼수 품목인 TV는 신장률이 24.1%에 그쳤고, 냉장고(11.3%)와 세탁기(11.1%)는 10%대에 머물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환경 관련 상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면서 “건조기는 삼성이나 LG 같은 국내 브랜드 판매량이 높고 공기청정기는 스웨덴 블루에어 등 외국 제품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 소주 맥주 지고 와인 양주 떠올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회식이나 폭음 문화가 줄면서 주류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국민 술로 대표되는 소주와 맥주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와인이나 양주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문화의 확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올해 소주와 맥주의 판매 신장률이 각각 ―4.0%, ―5.9%라고 밝혔다. 롯데마트의 소주 판매량도 전년 대비 ―2.4%로 뒷걸음질 쳤다.
와인과 양주는 불티나게 팔렸다. 이마트 주류코너의 와인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0.1% 늘었다. 양주는 6.8%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올해 와인 신장률도 10.8%로 마이너스 성장이었던 전년(―4.5%)과 비교해 판매량이 급증했다. 2017년 ―8.9%였던 양주의 올해 신장률은 3.7%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와인은 6900원짜리 ‘L까베네쇼비뇽’이다.
업계 관계자는 “취하기보다 술을 음미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와인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홈술족’이 많아지면서 관련 상품도 덩달아 판매가 늘었다. 가구 브랜드 현대리바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홈바형 아일랜드 식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4% 증가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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