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8일 출근… 고용-M&A-투자시계 다시 돈다

강승현 기자 , 손가인 기자

입력 2018-10-08 03:00 수정 2018-10-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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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경영정상화 급물살

신동빈 회장
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8개월간 총수 공백 상태를 이어오던 롯데그룹은 당분간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법원 선고 직후 서울 구치소를 나와 곧장 집무실이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향했다. 그는 수감 기간 동안 비상경영체제를 책임진 황각규 부회장을 포함한 비상경영위원회 위원들과 주요 임원들을 만나 식사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어려운 현 상황을 헤쳐나가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이후 자택으로 돌아가 주말 동안 휴식을 취했다.

234일의 긴 총수 공백으로 그룹 내 현안이 산적한 만큼 신 회장은 별도의 휴식 없이 8일부터 정상 출근한다. 롯데그룹 내 계열사 임원 대부분은 8일 출근해 신 회장에게 현안 보고를 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총수 부재로 잠정 중단됐던 사안들이 수두룩하다”면서 “구치소에서 따로 현안 보고를 받지 못한 만큼 당분간 현안 파악과 함께 경영 정상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우선 투자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하는 해외사업부터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2016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 용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다. 투자 규모만 4조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지만 신 회장의 구속으로 사업 추진이 잠정 중단됐다. 올해 말 완공 예정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3조 원 규모의 화학공장 프로젝트 진행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올해 국내외에서 추진하던 11조 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이 본격화되고 국내 투자와 신규 채용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16년 10월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7만 명의 신규 채용과 총 4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구속 이후 추진 속도가 더뎠다.

신 회장의 구속으로 다소 불안정했던 일본 롯데 경영도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를 공동 경영해왔다. 앞선 주주총회에서 일본의 대주주들이 신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신 회장의 부재가 계속된다면 한국 롯데에 대한 일본 롯데의 경영 간섭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 회장은 국내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은 신 회장의 석방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 수감 기간 동안 일본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해 신 회장의 이사직 해임을 요구했지만 실패했다.

앞서 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신 회장은 2월 열린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234일 만인 5일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수뢰자(박 전 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의사결정이 다소 제한된 상태에서 뇌물공여죄를 엄히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승현 byhuman@donga.com·손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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