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세계가 주목하는 쌀의 든든한 영양학적 가치

동아일보

입력 2017-11-08 03:00 수정 2017-11-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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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는 인류 최대의 희망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사람들은 좋은 음식과 생활 습관을 찾아 나선다. 특히 세계적으로 건강을 위한 식생활의 첫걸음으로 글루텐 프리 열풍이 불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쌀이 있다. 근원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최근 몇 년 새 국민 30% 이상이 글루텐 프리 식품을 선호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실제 유로 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글루텐프리 식품 전 세계 판매량은 자그마치 75%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쌀과 콩을 원료로 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밀이 주식임에도 아기의 이유식을 라이스 시리얼로 시작할 정도다. 첫 식사를 시작하는 아기에게 줄 만큼 쌀이 안전하고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다.

글루텐은 주로 밀가루 음식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 성분으로 이에 민감한 사람이 섭취하면 소화 장애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 나라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지만 서양의 경우 5% 정도에서 이런 부작용들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에서도 쌀은 글루텐 프리의 대표 식재료로 인식돼 인기를 얻고 있다.

쌀은 밀에 비해 단백질의 함량이 낮고 글루텐이 없어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낮은 식품이다. 쌀은 상대적으로 적은 단백질 양에도 불구하고 높은 아미노산가와 소화흡수율로 체내 이용률이 높다. 즉 많은 필수아미노산과 더불어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 치매 예방 및 두뇌 대사 촉진에 좋은 가바(GABA)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비타민 B군,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을 돕는 여러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소가 주성분으로 함유돼 있다.

이 외에도 쌀의 식이섬유 성분은 장내 유해물질을 배출해주며 체내 해독작용에 도움을 준다. 다양한 영양소들의 이런 기능들은 신체의 전반적인 컨디션을 좋게 유지해준다. 현미에는 더 많은 영양소와 함께 옥타코사놀, 감마 오리자놀, 알파 토코페롤, 베타 시토스테롤 등 항산화 작용과 신진대사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 많이 함유돼 있다. 거친 식감으로 인해 현미를 꺼리는 사람들은 백미로 밥을 하거나 여러 요리를 할 때 쌀눈을 제거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쌀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며 쌀을 이용한 다양한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서적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정작 쌀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쌀의 진면목을 다소 몰라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97년 102.4kg에서 2016년 61.9kg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쌀이 비만과 당뇨의 주원인이란 오해로 쌀을 먹지 않으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쌀을 가까이 하는 것이 오히려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며 혈당 조절에도 좋다. 쌀의 복합전분과 식이섬유 성분은 소장에서 당질의 흡수를 지연시켜 식사 후 혈당치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며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배출해준다. 이는 포만감을 부여해 과식 방지에도 도움을 주고 배설을 촉진한다. 또 은은한 단맛을 가지고 있어 다른 부식인 반찬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맛의 조화뿐 아니라 영양의 균형을 이룬다.

미국 듀크대 의대의 라이스 클리닉에서는 70년째 ‘쌀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의 다이어트 흐름에 새로운 변화를 준 스즈키식 다이어트는 하루 세끼 정해진 양의 밥과 다양한 해조류를 먹는 것이 특징이다.

황진아 명지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한국인은 밥심’이란 말이 있다. 쌀밥은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인이 섭취하는 주요 영양소의 원천인 식품이며 한국인의 DNA에는 조상 대대로부터 새겨진 쌀에 대한 기억이 있다. 한국인의 섭취 영양소 대부분은 쌀밥과 함께한 밥상에서 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인의 식생활과 건강을 든든하게 지켜온 쌀, 이제는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쌀을 제대로 알고 오늘 저녁, 따뜻하고 든든한 쌀밥을 먹는 것이 건강에 한 걸음 다가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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