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은 호흡기, 고학년은 소화기 질환 조심

김호경기자

입력 2017-03-27 03:00 수정 2017-03-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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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별 자녀 건강관리 이렇게

새 학기는 자녀의 건강관리에 가장 신경이 쓰이는 때다. 집에 있을 때와 달리 교실에서 단체 생활을 하면 전염성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또 고학년이 되면 학업 부담이 늘어 스트레스성 질환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가 폐렴, 독감, 감기(급성 상기도 감염)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초중고교생 입원 환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저학년의 입원 사유 상위 10개 중 7개가 호흡기 질환이다. 7개 질환 중에는 독감과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가 가장 많다. 초등학교 1학년 환자는 1만4485명, 2학년 1만2626명, 3학년 1만605명 등으로 저학년일수록 독감과 폐렴에 더 취약했다. 부모는 아이에게 개인위생을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치아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심평원의 지난해 초중고교생 외래 환자 현황에 따르면 치아 개수나 모양이 제대로 나지 않는 증상(치아 발육 및 맹출 장애)과 충치(치아우식) 환자는 각각 125만9287명(2위), 120만9867명(4위)이다. 특히 이 질환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서 감기 다음으로 흔했다.

자녀의 두 눈이 한 물체를 똑바로 향하지 못하는 ‘사시’라면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치료해야 한다. 사시는 어렸을 때 치료해야 효과적이고 사시 수술은 10세 미만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지난해 초등학교 1∼4학년까지 학년별 사시 입원 환자가 연간 1000명 수준을 유지하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45명으로 급감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초등학생 고학년(4∼6학년)생, 중고생 자녀가 있다면 소화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심평원 조사에서 지난해 초등학교 고학년생, 중고생의 입원 사유 1위는 위장염·결장염이다.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야식, 학업 스트레스 등이 주된 요인이다. 자녀가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3 수험생 자녀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쉬기 힘들다는 증상을 호소하면 ‘기흉’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기흉은 폐 조직 표면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빠른 성장 속도를 폐 조직 성장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생긴다. 청소년기 흡연도 주된 원인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환자가 급증한다. 고3 기흉 환자는 1247명으로 중학교 1학년 환자(24명)보다 52배 많았다. 환자 10명 중 9명은 남학생이다.

치질의 일종인 치핵은 수험생 자녀에게 흔하다. 중학생 때부터 서서히 치핵 환자가 증가한다. 지난해 고3 치핵 환자는 940명이나 됐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하느라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배변 장애가 심해지는 게 주된 원인. 이태선 심평원 의료정보융합실장은 “학년, 성별에 따라 많이 생기는 질환을 미리 알아 두면 자녀 건강관리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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