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짜리 모자 쓰는 박성현…기업 로고로 도배한 이보미

주영로 기자

입력 2017-02-10 05:45 수정 2017-02-1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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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힌 박성현(왼쪽)은 하나금융그룹, LG전자, 대한항공 등이 새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대박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일본여자프로골프를 평정하고 있는 이보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10개가 넘는 기업들의 로고로 가득한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다. 사진|스포츠동아DB·LG전자

■ 골프스타 스폰서의 모든 것

박성현, 하나금융 모자…스폰서 모두 확정
서브 스폰서 LG 로고 하나에 3억원 안팎
이보미, 1년 스폰서 계약금만 30억원 훌쩍


박성현(24), 이보미(29), 박인비(29), 전인지(23) 등 한국여자골프에는 스타가 많다. 높은 인기와 명성만큼 그들의 수입 또한 어마어마하다. 연간 10억∼20억원의 상금은 물론 여러 스폰서들로부터 받는 후원금까지 더하면 웬만한 중소기업 매출 수준이다. 올 한 해 그녀들의 통장에는 잔고가 얼마나 쌓일까.

박성현. 스포츠동아DB


● 박성현, 대세답게 특급대우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들 중 한 명으로 꼽혔던 박성현의 스폰서가 모두 확정됐다. 가장 비싼 모자 정면은 하나금융그룹이 접수했고, 새롭게 박성현과 손잡은 LG전자도 상의 왼쪽에 로고를 붙인다. 이 밖에 테일러메이드, 고진모터스, 나이키골프, 대한항공, 타이틀리스트 등이 박성현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올해 스폰서 후원으로만 벌어들이는 수입은 얼마나 될까. 우선 가장 늦게 결정된 모자 정면의 가격은 10억원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새 후원사를 찾아 나선 박성현은 올 겨울 내내 김효주와 비교됐다. 김효주(22)는 2015년 롯데와 재계약하면서 연간 13억원을 받았다.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1년에만 15억원의 수입을 보장받았다. 박성현은 지난해 김효주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단일시즌 최다상금 기록을 돌파했다. 성적만 놓고 봤을 때 김효주에 뒤지지 않았다. 박성현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세마스포츠마케팅은 “이름값에 걸맞은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브스폰서로 참여한 LG전자는 연간 3억원 안팎의 파격적 대우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억원은 보통 KLPGA 투어에서 2∼3승 이상을 거둔 선수의 메인스폰서 계약금 수준이다. 박성현의 날개가 될 대한항공은 항공권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한 번 이동할 때 선수는 퍼스트클래스, 부모와 캐디 등은 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을 준다.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과 한국을 왕복할 때 퍼스트클래스 가격은 1000만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이밖에 의류를 후원하는 빈폴골프와 클럽후원사인 테일러메이드도 모두 억대 이상의 계약금을 챙겨줬고, 고진모터스는 박성현이 미국에서 타고 다닐 수 있도록 Q7(1억원 상당) 자동차를 지원하고 있다. 나머지 나이키골프(골프화), 타이틀리스트(볼·장갑), 벨트 등을 더하면 스폰서 계약금으로만 최소 17억원, 최대 20억원을 받을 될 전망이다.

이보미. 스포츠동아DB


● 이보미는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

여자골퍼들 중 단연 최고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인기스타 이보미다. 이보미의 몸에 붙어있는 로고만 10개가 넘는다. 모자 정면에는 일본의 유명 골프용품 브랜드 혼마골프가 새겨져있다. 정면을 제외하고도 코카콜라, LG전자, 그리고 이보미의 매니지먼트사이자 메인스폰서인 노부타그룹이 로고를 붙이기 위해 최소 수억원에서 10억원대의 어마어마한 계약금을 지불하고 있다. 상의도 기업들의 로고로 빼곡하다. 양 팔에는 게임회사 반다이를 비롯해 일본의 부동산회사 볼텍스, 그리고 왼 손목은 명품시계 위블로가 접수했다. 그 밖에 의류, 골프화, 선글라스는 르꼬끄골프가 후원하고 있고, 골프존도 서브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본에선 여자프로스타로는 넘버원의 인기를 자랑하는 만큼 지금도 후원을 하기 위해 기업들의 러브 콜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올해도 개막전까지 1∼2개의 후원사가 더 붙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인기스타답게 스폰서 계약금 외에도 부수입이 꽤 많다. 지난해 일본에서 일상생활을 담은 사진집을 발간해 매진됐고, 이보미의 얼굴 등을 담은 각종 액세서리와 기념품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기업들의 로고로 도배된 이보미가 1년 동안 스폰서 계약금으로만 확보하는 수입은 30억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지난 시즌 상금은 약 1억7586만엔(약 18억원)이었다.


● 여자는 수직상승, 남자는 헐값대우

국내프로골프시장은 뚜렷한 ‘여고남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인기가 높은 여자골퍼들은 1승만 거둬도 계약금이 2∼3배는 껑충 뛴다. 2014년 데뷔해 통산 6승을 챙긴 고진영(22)은 올해 하이트진로와 재계약하면서 데뷔 당시보다 3배 가까이 올라간 계약금을 받았다. 고진영의 동기로 함께 데뷔한 김민선(22)은 2016년 CJ와 재계약하면서 신인 때보다 2배가 넘는 계약금을 챙겼다. 우승이 없어도 인기가 높으면 2억∼3억원을 받는 선수도 많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프로 데뷔 당시 크게 주목받은 박결(21)은 2015년 NH투자증권과 계약하면서 신인으로는 파격적 대우를 받았다. 계약금만 2억원이었다. 박결은 데뷔 후 2년 동안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히 성적을 내고 투어를 대표하는 인기스타로 성장함에 따라 올해 삼일제약에 둥지를 틀면서 2∼3승씩 기록한 선수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았다.

반면 남자골퍼들은 스폰서 시장에서도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우승하거나 상금왕 등의 타이틀을 따도 스폰서 없이 투어 활동을 이어가는 선수도 있다.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더라도 여자골퍼와는 차이가 크다. 웬만해선 억대 계약금을 받기가 쉽지 않다. 2억원 이상이면 특급스타로 분류될 정도다. 1월 유러피언투어 카타르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왕정훈(22)도 아직 메인스폰서가 없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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