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돈이 없어서… 국민 15% “최근 1년간 여행못해”
손가인기자
입력 2017-03-29 03:00 수정 2017-03-29 03:00
[충전 코리아, 국내로 떠나요]‘여행 못가는 이유’ 설문해보니
“업무 빡빡해 연차 모두 못써” 44%… 여행지 ‘비싼 물가-혼잡’ 불만 많아
업무가 많아 지난해 연차휴가를 거의 못 쓴 직장인 김라연 씨(29)는 연초부터 동료들에게 “7월 동유럽행 비행기 표를 끊어 놨다”고 공표하고 다닌다. 그는 “업무로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여행하기가 어렵다”며 “여러 번 있다면 모를까 1년에 한 번 있는 휴가 때 국내에 머물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내수 진작을 위해 국내여행 활성화가 필요하지만 단순히 ‘나라를 위해 휴가를 국내로 가자’는 식의 애국심에만 호소할 수는 없다. 국민들은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부족해 여행을 맘껏 떠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여행에 대한 만족도는 약 70점에 그쳐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가 13∼15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전혀 국내외 여행을 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15.1%에 달했다. 여행을 못 간 이유로 ‘업무, 수업, 가사 등으로 시간이 없어서’가 41.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행 비용 부족’(28.5%), ‘선호 목적지가 없거나 여행에 관심이 없어서’(6.6%), ‘혼자 여행하는 것이 싫어서’(5.3%), ‘이동수단이 불편해서’(3.3%)가 뒤를 이었다.
장시간 근로에 따른 여유 부족이 여행의 큰 걸림돌이었다. 보장된 연차휴가조차 모두 못 쓴다는 사람이 44.1%에 달했다. 이들은 평균 14.04일의 연차휴가 중 8.13일만 사용했다. 휴가를 못 쓴 이유는 ‘빡빡한 업무 일정 및 잔업’(44.0%)이 가장 많았고 ‘업무 대체인력이 없어서’(29.5%), ‘상사 눈치를 보느라’(24.1%) 순이었다.
휴가를 다 쓰는 동료에 대해선 ‘합리적이다’(66.5%·이하 중복응답), ‘가정적이다’(21.2%) 등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기적이다’(15.8%), ‘회사에 충성심이 없다’(7.0%), ‘일을 열심히 안 한다’(6.0%) 등 부정적 인식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지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55점에 그쳤다. 자연경관(4.16점), 식당·음식(3.82점), 숙박시설(3.71점), 문화유산(3.68점) 등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관광지 물가(2.72점), 혼잡도(2.98점), 체험 프로그램(3.22점), 쇼핑(3.25점) 등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박상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여행을 가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이 높은 사람들이 대체로 여행을 많이 간다고 봐야 한다”며 “국민 복지 차원에서 휴가 및 여행을 쉽게 갈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업무 빡빡해 연차 모두 못써” 44%… 여행지 ‘비싼 물가-혼잡’ 불만 많아
업무가 많아 지난해 연차휴가를 거의 못 쓴 직장인 김라연 씨(29)는 연초부터 동료들에게 “7월 동유럽행 비행기 표를 끊어 놨다”고 공표하고 다닌다. 그는 “업무로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여행하기가 어렵다”며 “여러 번 있다면 모를까 1년에 한 번 있는 휴가 때 국내에 머물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내수 진작을 위해 국내여행 활성화가 필요하지만 단순히 ‘나라를 위해 휴가를 국내로 가자’는 식의 애국심에만 호소할 수는 없다. 국민들은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부족해 여행을 맘껏 떠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여행에 대한 만족도는 약 70점에 그쳐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가 13∼15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전혀 국내외 여행을 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15.1%에 달했다. 여행을 못 간 이유로 ‘업무, 수업, 가사 등으로 시간이 없어서’가 41.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행 비용 부족’(28.5%), ‘선호 목적지가 없거나 여행에 관심이 없어서’(6.6%), ‘혼자 여행하는 것이 싫어서’(5.3%), ‘이동수단이 불편해서’(3.3%)가 뒤를 이었다.
장시간 근로에 따른 여유 부족이 여행의 큰 걸림돌이었다. 보장된 연차휴가조차 모두 못 쓴다는 사람이 44.1%에 달했다. 이들은 평균 14.04일의 연차휴가 중 8.13일만 사용했다. 휴가를 못 쓴 이유는 ‘빡빡한 업무 일정 및 잔업’(44.0%)이 가장 많았고 ‘업무 대체인력이 없어서’(29.5%), ‘상사 눈치를 보느라’(24.1%) 순이었다.
휴가를 다 쓰는 동료에 대해선 ‘합리적이다’(66.5%·이하 중복응답), ‘가정적이다’(21.2%) 등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기적이다’(15.8%), ‘회사에 충성심이 없다’(7.0%), ‘일을 열심히 안 한다’(6.0%) 등 부정적 인식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지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55점에 그쳤다. 자연경관(4.16점), 식당·음식(3.82점), 숙박시설(3.71점), 문화유산(3.68점) 등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관광지 물가(2.72점), 혼잡도(2.98점), 체험 프로그램(3.22점), 쇼핑(3.25점) 등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박상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여행을 가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이 높은 사람들이 대체로 여행을 많이 간다고 봐야 한다”며 “국민 복지 차원에서 휴가 및 여행을 쉽게 갈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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