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죄면 경기위축, 풀면 자본유출… 한은 딜레마
김재영 기자
입력 2018-08-03 03:00
美-日-EU 통화긴축 기조로 전환… 美언론, 내달 금리 추가인상 시사
한국과 금리차 1%P까지 벌어질듯… 한은 “기준금리 조정 필요성”
경기침체 속 인상 쉽지 않아 고민
영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돈을 풀었던 주요국들이 돈줄을 죄는 통화 긴축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 등 선진국으로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한국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부진한 경기가 더욱 위축될 수 있어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2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렸다. 지난해 11월 10년 만에 금리를 올린 지 9개월 만이다. 6월 물가상승률이 2.4%에 이른 데다 소매판매, 고용이 호조를 보이는 등 경제가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미 연준은 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현 1.75∼2%로 동결했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다음 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하다(strong 또는 strongly)’는 단어를 다섯 차례나 사용했다. 앞서 6월 성명에서 ‘탄탄하다(solid)’고 표현한 것보다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강도가 높아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 온 양적완화 정책을 올해 12월 완전히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도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도 장기 금리 상승을 일정 부분 용인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의 전환을 시사했다.
한은도 현 1.5%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5월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했던 것과 달리 지난달에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경제 성장세가 잠재 수준 그대로 가고 물가도 2%에 수렴하는 전제가 된다면 기준금리의 완화된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연내에 2차례 금리를 올리면 현재 우리나라보다 0.5%포인트 높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는 1%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2006년 5∼7월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1%포인트 높아지자 외국인 자금이 월평균 2조7000억 원가량 빠져나갔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 속에서 통화정책 여력 확보와 금융 안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폭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가 꿈틀거리는 것도 한은이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경기 회복의 흐름을 타고 자연스럽게 통화 긴축으로 선회하는 주요국들과 달리 한국의 경제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게 문제다.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7% 오르는 데 그쳤다. 설비투자는 전 분기 대비 ―6.6%로 추락했고 수출과 소비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금리를 올리면 이자 부담으로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들은 투자를 더 줄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금리차 1%P까지 벌어질듯… 한은 “기준금리 조정 필요성”
경기침체 속 인상 쉽지 않아 고민

2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2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렸다. 지난해 11월 10년 만에 금리를 올린 지 9개월 만이다. 6월 물가상승률이 2.4%에 이른 데다 소매판매, 고용이 호조를 보이는 등 경제가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미 연준은 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현 1.75∼2%로 동결했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다음 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하다(strong 또는 strongly)’는 단어를 다섯 차례나 사용했다. 앞서 6월 성명에서 ‘탄탄하다(solid)’고 표현한 것보다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강도가 높아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 온 양적완화 정책을 올해 12월 완전히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도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도 장기 금리 상승을 일정 부분 용인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의 전환을 시사했다.
한은도 현 1.5%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5월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했던 것과 달리 지난달에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경제 성장세가 잠재 수준 그대로 가고 물가도 2%에 수렴하는 전제가 된다면 기준금리의 완화된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연내에 2차례 금리를 올리면 현재 우리나라보다 0.5%포인트 높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는 1%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2006년 5∼7월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1%포인트 높아지자 외국인 자금이 월평균 2조7000억 원가량 빠져나갔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 속에서 통화정책 여력 확보와 금융 안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폭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가 꿈틀거리는 것도 한은이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경기 회복의 흐름을 타고 자연스럽게 통화 긴축으로 선회하는 주요국들과 달리 한국의 경제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게 문제다.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7% 오르는 데 그쳤다. 설비투자는 전 분기 대비 ―6.6%로 추락했고 수출과 소비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금리를 올리면 이자 부담으로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들은 투자를 더 줄일 가능성이 높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고 고용도 부진한 상황이어서 당장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고 빨라야 4분기(10∼12월)에나 금리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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