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소득 1억~2억… 의예과 안부러운 가축학과-수산양식학과
최혜령기자
입력 2017-03-10 03:00
한국농수산대학 최근 6년간 졸업생 가구별 소득, 도시 근로자의 1.6배
《 ‘마 캐는 젊은 농부’로 알려진 부용농산의 유화성 대표(34)는 지난해 13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북 안동시 농장에서 마와 우엉을 키운다. 그가 재배하는 마는 많을 때는 전국 생산량의 70%에 달한다. 그가 성공한 농업 경영인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잖았다. 아버지의 농사를 이어받을 생각이었던 그는 3년제 국립전문대인 한국농수산대학(한농대)에서 공부했다. 》
2004년 졸업한 뒤 아버지의 부추 농사를 넘겨받았지만 같은 해 6월 ‘쓰레기 만두’ 파동이 불거졌다. 이미 10억여 원의 빚이 있었던 데다 경작지까지 늘렸던 터라 벼랑 끝에 몰렸다. 그때 안동에서 잘 자라는 마와 우엉에 눈이 갔다. 그리고 덩이가 커서 손질이 어렵고 값도 비싸다는 이미지로 상품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마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판매하면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유 씨의 모교인 한농대는 ‘부농(富農) 학교’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자 국내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997년 설립됐다. 학생들은 1학년 때 이론을 배운 뒤 2학년 때 국내 농장뿐 아니라 미국·네덜란드·일본 등 해외 농장에서 10개월 이상 현장실습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토대로 3학년 때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한다.
9일 한농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졸업한 1896명이 2015년에 올린 가구별 소득액은 평균 9000만 원에 달한다. 전년도 소득액(8594만 원)보다 4.7%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5779만 원)의 1.6배, 일반농가(3722만 원)의 2.4배 규모다.
소득이 가장 높은 분야는 닭·오리 등 가금류와 돼지 사육법을 배우는 ‘중소가축학과’로 1년에 1억9904만 원을 벌었다. ‘수산양식학과’가 1억4428만 원, 소를 키우는 ‘대가축학과’가 1억2285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식량작물학과(7372만 원), 화훼학과(6244만 원), 과수학과(5882만 원) 등도 도시근로자보다 소득이 많았다.
전남 여수에서 한려영어조합법인을 경영하는 문범석 이사(23)는 2014년 한농대 수산양식학과를 졸업했다. 60만 m²의 양식장에서 홍합과 굴을 생산해 매년 30억∼4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문 이사의 회사에는 상근 직원 15명을 포함해 직원이 많을 때에는 100여 명에 이른다. 이곳엔 가공시설도 있어서 삶은 굴과 건조홍합도 판다. 특히 건조홍합은 홍콩 등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
한농대는 학비가 무료다. 그 대신 졸업 후 6년간 영농에 종사해야 한다. 군 면제 혜택을 받은 남자 졸업생은 의무영농기간이 9년으로 늘어난다. 또 졸업생에게는 농지 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 2000년 209명의 졸업생을 처음 배출한 이래 지금까지 4041명의 졸업생을 냈다.
졸업생의 상당수는 부모와 함께 농장을 경영한다. 2010∼2015년 졸업생의 57%는 부모와 함께 농업에 종사하며, 농장을 물려받아 혼자 경영하는 사람도 19%에 이른다. 자신만의 분야에서 창업한 졸업생도 23%나 된다.
졸업생들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입학 경쟁률도 뜨겁다. 한농대에는 영농후계자와 농·수산계 고교 출신의 학생이 주류를 이루지만 도시 출신도 입학할 수 있다. 수학능력시험 점수는 필요 없고 고교 내신 성적과 자기소개서, 면접을 토대로 입학 여부를 결정한다. 2003년 1.3 대 1이었던 입학경쟁률은 2015년 4.6 대 1, 지난해에는 5.2 대 1로 높아졌다. 올해 입학한 470명의 신입생은 4.1 대 1의 경쟁률을 통과했다. 내신 평균은 3.84등급으로 역대 가장 높은 성적을 보였다.
김남수 한농대 총장은 “고소득을 올리는 한농대 졸업생의 사례는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청년층에게 농수산업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2018년에는 입학정원을 550명으로 늘리고 농수산융복합학과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북 전주시에 있는 캠퍼스 외에 다른 지역에도 캠퍼스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 ‘마 캐는 젊은 농부’로 알려진 부용농산의 유화성 대표(34)는 지난해 13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북 안동시 농장에서 마와 우엉을 키운다. 그가 재배하는 마는 많을 때는 전국 생산량의 70%에 달한다. 그가 성공한 농업 경영인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잖았다. 아버지의 농사를 이어받을 생각이었던 그는 3년제 국립전문대인 한국농수산대학(한농대)에서 공부했다. 》

유 씨의 모교인 한농대는 ‘부농(富農) 학교’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자 국내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997년 설립됐다. 학생들은 1학년 때 이론을 배운 뒤 2학년 때 국내 농장뿐 아니라 미국·네덜란드·일본 등 해외 농장에서 10개월 이상 현장실습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토대로 3학년 때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한다.
9일 한농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졸업한 1896명이 2015년에 올린 가구별 소득액은 평균 9000만 원에 달한다. 전년도 소득액(8594만 원)보다 4.7%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5779만 원)의 1.6배, 일반농가(3722만 원)의 2.4배 규모다.
소득이 가장 높은 분야는 닭·오리 등 가금류와 돼지 사육법을 배우는 ‘중소가축학과’로 1년에 1억9904만 원을 벌었다. ‘수산양식학과’가 1억4428만 원, 소를 키우는 ‘대가축학과’가 1억2285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식량작물학과(7372만 원), 화훼학과(6244만 원), 과수학과(5882만 원) 등도 도시근로자보다 소득이 많았다.
전남 여수에서 한려영어조합법인을 경영하는 문범석 이사(23)는 2014년 한농대 수산양식학과를 졸업했다. 60만 m²의 양식장에서 홍합과 굴을 생산해 매년 30억∼4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문 이사의 회사에는 상근 직원 15명을 포함해 직원이 많을 때에는 100여 명에 이른다. 이곳엔 가공시설도 있어서 삶은 굴과 건조홍합도 판다. 특히 건조홍합은 홍콩 등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
한농대는 학비가 무료다. 그 대신 졸업 후 6년간 영농에 종사해야 한다. 군 면제 혜택을 받은 남자 졸업생은 의무영농기간이 9년으로 늘어난다. 또 졸업생에게는 농지 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 2000년 209명의 졸업생을 처음 배출한 이래 지금까지 4041명의 졸업생을 냈다.
졸업생의 상당수는 부모와 함께 농장을 경영한다. 2010∼2015년 졸업생의 57%는 부모와 함께 농업에 종사하며, 농장을 물려받아 혼자 경영하는 사람도 19%에 이른다. 자신만의 분야에서 창업한 졸업생도 23%나 된다.
졸업생들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입학 경쟁률도 뜨겁다. 한농대에는 영농후계자와 농·수산계 고교 출신의 학생이 주류를 이루지만 도시 출신도 입학할 수 있다. 수학능력시험 점수는 필요 없고 고교 내신 성적과 자기소개서, 면접을 토대로 입학 여부를 결정한다. 2003년 1.3 대 1이었던 입학경쟁률은 2015년 4.6 대 1, 지난해에는 5.2 대 1로 높아졌다. 올해 입학한 470명의 신입생은 4.1 대 1의 경쟁률을 통과했다. 내신 평균은 3.84등급으로 역대 가장 높은 성적을 보였다.
김남수 한농대 총장은 “고소득을 올리는 한농대 졸업생의 사례는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청년층에게 농수산업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2018년에는 입학정원을 550명으로 늘리고 농수산융복합학과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북 전주시에 있는 캠퍼스 외에 다른 지역에도 캠퍼스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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