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0.4년 모아야”…서울에서 중산층 살 집이 사라졌다
뉴스1
입력 2024-03-13 10:34 수정 2024-03-13 10:42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4.3.10/뉴스1 ⓒ News1
서울에서 거주하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이 멀어지고 있다.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의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아파트를 사기 위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4년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KB주택구입 잠재력지수(KB-HOI)는 5.9로 전분기(6.8)보다 0.9포인트(p) 하락했다.
이 지수는 중위 소득 가구가 예금은행 가중평균 주택담보대출금리로 집값의 70%를 빌려 20년 만기 원리금 상환 방식으로 월 소득의 33%를 대출 상환에 쓴다고 가정할 때 구입할 수 있는 지역 내 아파트 재고량을 나타낸다.
즉, KB-HOI 5.9는 중산층 가구가 자신의 경제 능력으로 살 수 있는 서울의 아파트가 전체 물량의 5.9%라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의 가구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10.4로 집계됐다. 전달(10.5)보다는 줄었으나 3개월 전 조사 대비로는 증가한 것이다.
PIR 10.4는 3분위 가구(소득 상위 40~60%)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4년을 모아야 중간 가격대의 서울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주택 가격 하락 속 PIR 감소는 소득 등이 감소한 영향으로도 분석된다. 실제 서울 중위 주택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6억9500만원을 유지했으나 이후 11월 6억9417만원, 12월 6억9333만원 등으로 줄었다.
서울 용산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택 가격이 하락함에도 PIR 지수가 상승한 것은 소득 등의 요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이해될 수 있다”며 “구매 대기자의 자금 여력 악화 등이 이어질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는 더 오래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다만 기준금리 인하와 전세가격 상승 압력에 따른 매맷값 오름 현상 등이 생길 경우 PIR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며 “서민 주거 안정 차원에서 정부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PIR의 하락 가능성은 있으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올해는 수출 등 경기가 좋아진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통해 소득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집값까지 하락하니깐 PIR이 떨어질 수는 있다”면서도 “지역별로 차이를 보일 수 있는 데다 드라마틱한 낙폭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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